FAO, 시리아 등 39개국 지정
가뭄·대북제재로 北경제 악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북한을 식량 부족 국가로 재지정했다. 북한 주민의 상황이 여전한 상태지만 북한 당국의 비협조로 국제사회의 지원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북한은 핵·미사일 고도화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으며, 대북 지원 집행의 투명성도 보장하고 있지 않다.

4일 미국의소리(VOA)방송에 따르면 FAO는 최근 발표한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2분기 보고서에서 북한을 외부 지원이 필요한 39개 식량 부족 국가에 포함시켰다. 보고서는 가뭄과 물 부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등으로 지난해 북한 경제가 악화된 것을 식량난의 원인으로 평가했다. FAO는 올해 북한의 식량 부족분은 전년 46만t에서 18만여t이 증가한 64만1000t에 이른다고도 밝혔다. FAO는 북한과 함께 시리아, 예멘,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 39개국을 식량 부족국으로 지정했다.

그럼에도 올해 상반기 국제사회의 대북 인도적 지원 규모는 전년 동기 2640만 달러(약 294억2280만 원) 대비 55% 감소한 1190만 달러에 불과했다. VOA는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자료와 세계식량계획(WFP) 등의 대북 지원 현황을 종합해 이 같은 수치를 내놨다. 유엔 긴급구호기금 대변인실은 VOA에 대북 지원 감소 배경으로 “대북제재 등으로 송금 길이 막혀 자금을 배정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지난 8년간 북한에 결핵과 말라리아 퇴치 지원금을 제공해온 ‘에이즈, 결핵 및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세계기금’(이하 세계기금)은 지난달 30일 대북 지원을 공식 중단했다.

세스 파이손 세계기금 대변인은 중단 이유와 관련해 RFA에 “세계기금은 지원금을 받은 나라에서 지원금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독립적으로 확인하고 있는데 북한에서는 거의 가능하지 않다”며 “대북 지원이 재개되려면 자원배치와 지원금의 효율성에서 투명성, 확신, 위험관리가 상당 수준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