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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ID’ 대신 ‘CD’…트럼프의 전략적 양보인가, 김정은의 승리인가?

박준희 기자 | 2018-06-12 17:51

12일 미·북 정상회담의 결과물로 채택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가장 시선이 집중된 대목은 바로 핵심 의제인 비핵화의 기본 원칙이다. 당초 미국이 주장해 왔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원칙이 아닌 ‘4·27 판문점 선언’에 언급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향후 추가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임을 예고했다.

양측 정상이 이날 서명한 합의문을 보면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며,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작업을 할 것을 약속한다”는 구절이 세 번째 조항으로 명시됐다. 비핵화 원칙이 그동안 미국이 거듭 강조해온 ‘CVID’가 아니라 ‘완전한 비핵화’(CD·Complete Denuclearisation)라는 표현으로 대체된 것이다.

CVID에서 ‘검증 가능한’(Cerifiable)과 ‘불가역적인’(Irreversible)이라는 두 가지 원칙이 빠졌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세기의 핵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북한에 일정한 양보를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회담 전날까지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CVID가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유일한 결과”라며 “미북 정상회담의 최종 목표는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공동성명을 채택하면서 ‘CVID’ 대신 ‘CD’라는 표현을 고른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으로부터 향후 비핵화의 실질적 조치를 끌어내기 위해 일보 양보한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비핵화) 프로세스를 매우 빠르게 시작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비핵화 조치가 조기에 가시화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미국은 북한이 ‘패전국에나 적용할 수 있는 용어’라며 반발해온 ‘CVID’ 표현을 완화해주는 대가로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의 국외 반출, 국제 사찰단의 북한 복귀 등을 이른 시일 안에 관철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의 이행을 끌어내겠다는 계산을 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 전략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약속받지 못한 상황에서 그동안 고수해온 CVID를 거둬들인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 성과를 거두는데 서두르다 지나치게 양보한 것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전성훈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CVID에 합의하지 못한 만큼 이번 회담은 북한의 승리”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에서 엄청난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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