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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6·12 싱가포르 합의문’ 한반도 정세 새 국면 진입

신보영 기자 | 2018-06-12 18:55

한미연합훈련중단 신뢰구축 위해 김정은 요구사항 들어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역사적인 첫 미·북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확인했지만 비핵화 검증 체계를 명시화하지 않아 향후 후속회담에서 풀어야 하는 상당한 과제를 남겨놓게 됐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이후 별도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의사를 밝히고 장기적이지만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도 열어 놓아 한반도 정세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신뢰 구축을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요구한 사항을 받아들인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서명한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은 ▲미·북 관계 수립 추진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 평화 구축 노력 ▲‘4·27 판문점 선언’ 재확인 및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노력 ▲미군 전쟁포로·실종자 유해 즉각 송환 등 4개항으로 구성돼 있다. 1·2항이 북한이 원하는 체제 안전보장 관련 사항이라면, 뒤의 2개항은 미국이 원하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겉으로 보면 어느 정도 균형을 맞췄다는 평가다. 또 공동성명이 미·북 간 “수십 년의 긴장과 적대행위를 극복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기 위해 적시된 사항들을 완전하고 신속하게 이행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힌 만큼, 핵심 쟁점인 북한 비핵화와 대북 체제 안전보장에서 앞으로 보다 빠른 속도로 후속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공동성명이 적시한 대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북한 측 인사 간 고위 레벨에서 비핵화 방식과 체제 안전보장 문제를 둘러싼 협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공동성명은 미·북 간 핵심쟁점이었던 비핵화 범위·대상·방식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전혀 담기지 않았다는 점에서 ‘반쪽 짜리’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이 직전까지 수차례 강조했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원칙이 전혀 명기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CVID를 언급하지 않았다. ‘4·27 판문점 선언’의 ‘완전한 비핵화’를 재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렀으며 검증에 대해서도 “추후에 해 나갈 것”이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그나마 트럼프 대통령이 전한 “김 위원장이 북한 미사일 엔진 실험장 폐쇄를 약속했다”는 정도가 새로운 내용이지만, 이 역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와 같이 검증이 불가능한 ‘전시성’ 행사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검증·사찰을 중시하는 미국 내 비확산파 전문가들로부터 상당한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밝힌 ▲조만간 (soon) 종전선언 추진 ▲장기적 차원에서 주한미군 철수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등은 상당한 쟁점거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은 미국의 대한반도 억지력 제공 중단 가능성을 열어놓는 셈이어서 국내 보수층의 상당한 반발을 낳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한미군 감축·철수도 향후 미·북 간 협상 과정에서 하나의 레버리지(지렛대)로 활용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미국과 한국에서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섣부른 종전 선언 추진 역시 김정은 정권의 정당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싱가포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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