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회관·지역사무실도 제외
“金 감싸던 警과 다를바 없어”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최근 검찰에 신청한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전 보좌관 한모 씨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중 한 씨의 통화 내역을 제외한 대부분이 기각된 것으로 나타나며 검찰도 수사를 ‘뭉개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한 씨는 지난해 9월 김동원(49·필명 드루킹) 씨 측으로부터 500만 원을 받았다가 드루킹 구속 직후 돈을 돌려준 인물로 김 의원과 드루킹 간 커넥션을 입증할 핵심 인물로 꼽힌다. 특히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 신청 목록이 향후 김 의원을 직접 수사하는 핵심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사 초기 김 의원 감싸기에 나섰던 경찰과 다를 바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25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검찰에 한 씨의 자택, 휴대전화, 통화 내역, 김 의원 의원회관 사무실, 경남 김해 지역구 사무실 등 5건의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검찰은 통화 내역을 제외한 나머지 영장을 기각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드루킹 측으로부터 500만 원을 받았다가 돌려 준 한 전 보좌관이 김 의원과 드루킹 간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전 보좌관과 드루킹 측은 ‘빌린 돈’이라고 주장하나 시기 등에 비춰 대가성이 의심되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의 영장 일부를 기각한 사실을 인정하며 “강제수사를 위한 영장은 수사 대상자에 대한 범죄 혐의 구성 요건이 확정돼야 하고 영장에 적시된 범죄 사실이 최소한의 소명이 있고 범죄 사실과 수사 대상자 간 관련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의 석연치 않은 행보는 이뿐만 아니다. 검찰은 지난 17일 드루킹 일당 3명을 기소하며 이들이 지난 1월 17일 문재인 정부 비판 댓글 추천수를 조작한 동기에 대해 ‘보수 지지층에서 댓글 순위를 조작하는 것처럼 가장해 보수층의 댓글 조작 혐의에 대해 수사를 촉구하는 여론을 만들기로 모의한 것’이라고 잠정 결론 내린 바 있다. 검찰은 드루킹 등이 일관되게 이 같은 주장을 했다는 설명이지만 이는 단순히 드루킹의 주장을 그대로 옮겨적은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