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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땅값상승 톱10 부산 7곳
해운대구 5.30% 올라 ‘최대’
세종시·평택시 등도 많이 올라

조선소 도시 4곳이 하위 톱10
울산 동구·경남 거제는 ‘하락’
전남 목포·순천·여수도 하위권

세종 가는길 하남~천안 상승세
올림픽 평창 주변 오를 가능성
원주·서귀포 등 개발이슈 많아

‘내 고향 땅값은 얼마나 올랐을까? 고향 땅을 지금 사놓아도 될까?’

올해는 어느 해보다 긴 추석 연휴를 앞에 두고 있다. 고향 성묘를 하고도 가족들과 여행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연휴다. 부동산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라면 고향 가는 길에 주변 지역 개발 이슈를 점검하고 전답과 임야 등을 둘러보며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시 작성할 필요도 있다. 특히 고향에 땅이 있는 이들이라면 자산 관리 차원에서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소유하고 있는 땅이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에 묶여 있는지 여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여부, 주변 도시 확장에 따른 개발 가능성 등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가용 토지가 절대 부족한 우리나라는 농지와 임야가 개발 대상 토지로 용도 전환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조상 성묘와 재테크를 함께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고향길 부동산을 점검해 본다.

◇올해 주요지역 땅값 ‘부산 오르고 남해권 침체 =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땅값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2007년 대비 0.31% 감소)을 제외하곤 매년 0∼2%씩 오르고 있다. 월별로 따지면 지난 7월까지 81개월 연속 올랐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의 상승률은 0∼1% 초반대에 머물렀지만, 정부의 부동산 부양책의 효과가 본격화한 2014년 1.96%를 기록하며 7년 만에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1.30%)을 웃도는 등 오름폭이 해마다 커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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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 자료(전국의 거래대상 모든 토지를 모(母) 집단으로 해 통계 추출한 8만 필지를 조사대상 표본지로 선정·조사)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전체 평균 땅값은 전년 말보다 2.24% 올랐다. 가장 많이 오른 곳은 개발 호재가 많았던 부산 해운대구로 5.30%나 상승한 반면, 조선소가 밀집한 울산 동구는 오히려 1.08% 떨어지는 등 지역별 편차가 컸다.

전체 251개 시·군·구 중 1위인 해운대구는 5.30%의 상승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국 평균 상승률 2.24%의 두 배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부산 수영구(4.21%)가 3위, 남구(3.99%)가 4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동래구(3.83%, 6위), 연제구(3.77%, 7위), 기장군(3.58%, 9위), 강서구(3.54%, 10위) 등도 10위권에 들어왔다. 17개 시·도로 봐도 부산은 정부기관 이전으로 개발 수요가 이어지고 있는 세종시(3.85%)에 이어 2위(3.56%)에 올랐다. 최근 몇 년간 중국인 등이 대거 투자하면서 땅값이 많이 뛰었던 제주는 올해도 3.10% 올라 17개 시·도 가운데 3위를 차지하는 등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한편 수도권에서는 올해 경기 평택시가 4.47%가 올라 전국 2위를 차지했다.

올해 땅값이 아예 떨어진 지역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울산 동구(-1.08%)와 경남 거제시(-0.14%)다. 조선 경기 침체로 조선소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조선소 인근 지역 부동산 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땅값이 떨어지진 않았지만, 조선소가 밀집한 전북 군산(0.48%)과 경남 통영(0.94%)도 하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 전남 목포시(0.31%), 순천시(0.35%), 여수시(0.45%)도 하위권 3~5위에 포함됐다.

◇고향이 세종시·혁신도시 주변이라면 = 올해도 지방 토지시장에서 이슈가 되는 곳은 세종시와 혁신도시 주변이다. 특히 세종시는 부동산 투자자의 관심 지역이다. 세종시에서도 규제가 거의 없는 읍·면 지역, 부동산 중에서도 주택이 아닌 토지에 쏠리고 있다. 세종시는 올해(2016년 12월 말∼2017년 6월) 지가 상승률이 3.00%나 됐다. 고향이 세종시나 그 주변이라면 보유 부동산을 재점검하고, 아직 상대적으로 덜 오른 조치원읍 주변 땅에 대한 투자 여부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전국 혁신도시도 착착 마무리돼 가는 만큼 주변 땅에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 부산과 대구, 울산을 제외하면 혁신도시들이 중소도시에 분포된 만큼 주변 토지 시장은 언제든지 오를 가능성이 크다. 원주에 들어선 강원혁신도시(361만2000㎡), 진천·음성군에 있는 충북혁신도시(692만5000㎡), 전주·완주군에 자리 잡은 전북혁신도시(990만9000㎡), 김천시의 경북혁신도시(381만5000㎡), 진주시의 경남혁신도시(407만7000㎡), 제주혁신도시(서귀포·115만1000㎡) 주변은 장기적으로 도시의 확장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부동산중개업계 관계자는 “세종시와 혁신도시는 장기적, 지속적으로 확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고향 성묘길에 세종시와 혁신도시 경계지역 땅을 눈여겨보았다가 적절한 시기에 투자하는 것도 재테크의 지혜”라고 말했다.

◇고향 개발이슈 챙기면 재테크 보인다 = 전국 어느 지역이든 개발이슈가 많다. 이번 추석 연휴 고향 방문길에 개발 이슈를 살피면서 재테크 차원의 투자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각 지역의 땅값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단연 교통 호재, 도로 건설이다. 올해 가장 큰 이슈는 재정투자사업으로 확정된 서울∼세종 고속도로다. 구리시부터 세종시 장군면을 잇는 총길이 131.6㎞의 4∼6차로 도로다. 경기 하남·성남·광주·용인·안성, 충남 천안, 세종시 땅값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강원도가 고향인 이들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따른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지역을 답사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 지역이 이미 올랐지만 앞으로 더 오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강원도 내 지가상승률은 1.85%로 전국 평균 1.84%보다 0.1%포인트 높았다. 그중 양양과 속초는 각각 2.62%, 2.46%나 상승했다. 양양은 동해·동서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투자 수요 증대와 해수욕장 인근 땅값 상승, 속초는 서울∼속초 동서고속철도 건설에 따른 인근 토지 투자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경북에서는 상반기 상주~영덕 고속도로 개통과 동해중부선 사업 진척, 해안 토지 수요가 있었던 영덕군(2.69%) 땅값 상승이 두드러졌다. 또 지식산업지구 등 대규모 개발사업 및 대구 인접지 주택 수요가 증가한 경산시(2.61%)의 땅값이 많이 상승했다.

호남지역 땅값도 꾸준한 오름세다. 올 상반기 광주의 지가변동률은 2.08%, 전남은 1.84% 상승했다. 전남에서는 나주시(2.62%)와 담양군(2.57%)의 상승 폭이 가장 컸다. 나주는 혁신도시 정주 여건 개선, 담양군은 첨단문화복합단지 등 개발사업 등이 지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전북에서는 완주군(1.51%)이 소폭 올랐다. 경남은 사천 2.18%, 진주 2.09% 등의 지가 상승률이 높았다. 마리나항으로 기대를 받는 통영시는 0.69% 상승에 그쳤다.

박수진·김순환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