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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고향 주택매입 괜찮을까

수도권·세종 제외 공급 >수요
입주이후 가격하락 가능성 커

개발호재 도시 분양물량 체크
강원·충청권 지역 눈여겨볼만

‘지방 아파트 매입?…글쎄요!’

여유를 부리기에 충분한 긴 추석 연휴다. 해외 장기여행을 가지 않는 이들이라면 고향 성묘길에 주변 부동산을 살펴보는 것도 재테크 지혜다. 수도권 거주자들은 평소 지방 부동산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추석 연휴 고향길에 둘러본 주변 아파트와 분양시장이 향후 재테크 포트폴리오를 다시 짤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다만 지방 아파트는 일부 광역시를 제외하면 입주 이후 가격이 낮아질 수도 있고, 오름폭이 크지 않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일반인 투자자라면 시세보다 현저하게 낮은 급매 아파트나 세종시, 혁신도시에서 분양하는 신규 아파트를 중심으로 투자를 검토해야 한다.

26일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가격(9월 20일 기준)은 전년 대비 평균 3.31% 올랐다. 이는 지난해 4.22%, 2015년 5.60%에 비해 상승률이 크게 둔화된 것이다.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시·도 중에서 전국 평균 아파트 가격 상승률을 웃돈 곳은 세종시(9.57%)뿐이다. 올해 수도권과 세종시를 제외한 전국 시·도 아파트 가격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경남(-1.29%), 경북(-1.29%), 충북(-1.10%), 충남(-0.62%). 울산(-0.27%) 등은 오히려 마이너스 변동 폭을 기록했다. 세종시와 부산시(2.47%)를 제외한 다른 지역도 크게 오른 곳이 없다. 대구(1.65%), 제주(1.21%), 대전(0.99%), 전북(0.94%), 전남(0.70%), 광주(0.69%) 등도 사실상 보합세에 머물렀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 아파트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풍부해 오름세에 한계가 온 상황으로 보인다”며 “추석 연휴 고향 방문길에 아파트 시장을 둘러볼 때는 급매물을 중심으로 보고, 매입에는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 대표는 다만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은 인기가 꾸준한 만큼 개발 호재나 대형 행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자금 동원 능력 등을 꼼꼼히 따져본 후 청약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 전후 등 4분기에 신규아파트는 지방에서 대거 분양된다. 특히 개발 호재 지역과 대형 국가행사 개최지 주변, 혁신도시 등에서 아파트 분양이 잇따른다. 건설·시행사들과 부동산114에 따르면 4분기에 지방에서는 5만8701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신규 분양 시장 중 고향 방문길에 눈여겨볼 만한 곳은 우선 강원도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제2영동고속도로 개통(올해 11월), 춘천~속초 동서고속철도 건설 확정 등 굵직한 호재가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 주요 도시인 춘천은 바이오밸리, 원주는 의료기기 전문단지, 강릉은 신소재 단지 등 국가 전략 산업단지도 진행되고 있다. 특히 원주는 혁신도시와 기업도시가 함께 조성되는 곳이다. 원주와 강릉을 잇는 복선전철, 기존 중앙선(서울 청량리~서원주) 복선전철 고속화 사업도 추진 중이다. 강원도에서는 4분기에 5497가구의 아파트가 분양된다. 추석 연휴에는 KCC건설이 속초시 조양동에서 ‘속초 KCC 스위첸’(847가구) 본보기집을 운영할 예정이다.

충청권은 단연 세종시가 최대 개발 호재 지역이다. 정부 청사와 기업 이전, 조성된 산업·연구 단지는 물론 서울~세종 고속도로 재정투입 건설도 호재다. 4분기에 세종시를 비롯한 충청권에서는 1만7855가구가 나온다.

영남지역은 국가산업단지 조성과 KTX 등 광역 교통망 개선 등으로 호재가 꾸준하다. 다만 부산 등을 제외하면 경남북 산업단지들이 ‘러스트 벨트’(제조업 불황 지역)로 묶이며 부동산시장이 떠오르지 못하고 있다. 영남권에서는 4분기 3만1294가구가 분양된다. 관심 있는 수요자라면 추석 연휴에 본보기집을 열 예정인 부산 ‘엘시티 더 레지던스’(561실)와 대구의 ‘북대구 한신더휴’(1602가구)아파트도 둘러볼 수 있다.

호남권에서는 혁신도시 분양 물량 인기가 꾸준하다. 한국전력공사와 국토정보공사 등 31개 공공기관이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와 전북혁신도시로 이주했기 때문이다. 추석 이후 연말까지 호남권에서 3629가구가 분양 예정이다. KCC건설이 전북 전주시 에코시티 13블록에서 ‘전주 에코시티 KCC스위첸’(948가구)을 분양 중이다. 제주도에서는 추석 연휴 한진중공업이 제주 해모로리치힐(426가구)을 분양 예정이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