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노무현재단과 통일부, 서울시가 오는 26일 63컨벤션센터에서 주최하는 ‘10·4 남북정상선언 10주년 기념행사’ 포스터.

정부 공동주최… 與인사 총출동
北에 ‘잘못된 시그널’ 줄 우려

국제사회가 고강도 대북 제재에 보조를 맞추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가 ‘10·4 남북공동선언 10주년 기념행사’를 정부 주최하에 대규모로 진행하기로 결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북한의 태평양상 수소탄 실험 위협 직후 열리는 이번 행사에 정부 고위급 인사와 여권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남북 대화와 협력을 강조하고 나설 예정이어서 국제사회와의 대북 공조 엇박자 논란이 다시 한 번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오는 26일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10·4 남북공동선언 10주년 기념행사’를 노무현재단 및 서울시와 공동으로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매년 민간단체인 노무현재단이 주최한 10·4 선언 기념식에 정부가 공식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 행사로 진행되는 만큼 이번 행사에는 예산 2000만 원도 지원된다. 또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이해찬 노무현재단 이사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 여권 주요 인사들도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정치권 인사들과 시민 등 모두 600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10·4 남북공동선언 10주년이라는 점을 감안해 정부가 공동주최를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북한의 도발로 대북 제재에 대한 국제 공조가 전례 없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이번 행사가 북한에 보내는 우리 정부의 유화 제스처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두 달 만인 지난 7월 17일 10·4 선언 10주년을 맞아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하자고 북한에 전격 제안했지만, 북한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또 6차 핵실험에도 지난 21일에는 800만 달러(약 90억4000만 원) 규모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결정한 바 있다.

한편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도 오는 27일 광화문 광장에서 ‘제재 말고 대화로!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번영으로!’를 주제로 ‘10·4 선언 발표 10주년 기념 평화통일대회’를 개최한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