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굿바이 로저 무어’ 세계 스타들 애도 밀물

브로스넌 “내 연기를 이끌어”
맥그리거 “빈곤층 지원 존경”

영화 ‘007 시리즈’에 주인공 ‘제임스 본드’로 최다 출연했던 배우 로저 무어가 8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별세 소식에 할리우드 스타 등 세계 유명 인사들의 애도가 잇따르고 있다.

23일 BBC에 따르면 영국 출신 배우 무어는 이날 스위스에서 암 투병을 하던 중 눈을 감았다. 무어의 가족들은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부고 소식을 알렸으며, 장례는 고인의 유언에 따라 모나코에서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다.

무어는 45세 때 ‘3대 제임스 본드’ 역할을 맡은 것을 시작으로 57세에 이르기까지 12년에 걸쳐 7편의 007 시리즈에 출연했다. 1973년 ‘007 죽느냐 사느냐(Live And Let Die)’의 주인공을 맡아 주목을 받기 시작했으며, 이후 제임스 본드 역할로 최다 출연하면서 세계적 스타에 올랐다.

그의 별세 소식에 많은 할리우드 배우들은 애도의 뜻을 전했다. 5대 제임스 본드 역할을 맡았던 배우 피어스 브로스넌은 페이스북을 통해 “‘세인트’에서부터 ‘007’까지, 무어는 내 삶의 큰 부분이었다”며 “그는 위대한 ‘제임스 본드’였고, 그의 연기가 나를 이 시리즈로 이끌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배우 러셀 크로도 트위터에 “로저 무어, 그를 정말 좋아했다”며 “10세 때 나는 ‘사이먼 템플러’(무어가 TV 시리즈 ‘세인트’에서 맡은 역할)처럼 옷을 입고 싶어 했다. 그는 나의 롤모델이었다”고 전했다.

제3세계의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 힘써온 무어의 삶에 존경을 표한 배우도 있었다. 배우 이완 맥그리거는 “지난 26년간 모든 아이들의 권리를 위해 지치지 않고 싸워준 무어에게 감사한다”고 애도했다. 무어는 1991년부터 유니세프 친선대사를 맡는 등 인도주의적 봉사활동에도 힘써왔다. 1983년 ‘007 옥토퍼시’를 인도에서 촬영하며 빈곤층의 어려움에 충격을 받은 그는 이후 제3세계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 힘써왔고, 그 공로로 1999년과 2003년 대영제국 훈장을 받았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