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안보실 1·2차장 인선 통해
투톱 취약점 보완 필요성지적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외교부 장관 등 외교·안보 라인 ‘투 톱’에 북핵이나 양자외교 전문가가 아니라 통상과 다자외교 전문가를 앉힌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북핵 문제 등 우리 외교의 핵심 현안을 풀어가기 위한 정무적이고 전략적인 마인드를 갖췄느냐가 우려의 핵심 포인트다. 외교부는 장관 내정자에 대한 청문회 준비에 착수했으며 한·미 정상회담 일정도 있는 만큼 가능한 한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명박 정부 때 장관을 지낸 한 인사는 “한·중 및 한·미관계, 남북관계 등 지금 당면한 과제가 엄청나기 때문에 이를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외교·안보 라인이 역사에 밝아야 하고 관련 현안을 직접 맡아 다뤄본 경험이 있어야 한다”면서 “동북아 질서가 급격하게 변하는 전환기에 (통상·다자외교 전문가에게) 수장을 맡기는 게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은 “한반도 문제의 핵심은 북핵인데 청와대 안보실장과 외교부 장관 모두 북핵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람”이라며 “자기 생각과 다른 사람을 외교·안보 라인에 조합시키려는 노력, 핵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에 대한 고려 등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익명을 전제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북한의 도발이 또 한 번 벌어질 경우 안보실 차원에서 발 빠르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북한 업무를 해본 사람이 북핵 문제를 중심에 놓고 외교·안보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새로 선임될 청와대 국가안보실 1·2차장과 통일·국방부 장관 및 외교차관 인선 등을 통해 북핵과 양자외교 경험이 없는 투 톱의 약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내정자는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 “난제가 많아 어깨가 무겁다”고 내정 소감을 밝히면서 최우선 과제로 북핵 문제를 꼽았다. “직접 다룬 경험은 없지만 북핵 문제가 한반도를 넘어 큰 국제 현안으로 오래 남아 있고 유엔에서도 자주 거론되고 있다”면서 “그런 바탕에서 나름대로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강 내정자는 북핵 문제는 물론 주요 강대국과의 양자외교를 직접 다뤄본 경험이 없다는 점이 최대 취약점으로 꼽힌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