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종료 맞춘 폐쇄에 불과”
당시 에너지 시민단체 비판

문재인 정부가 15일 미세먼지 감축 응급대책의 하나로 내놓은 석탄화력발전기 발전량 축소 계획이 박근혜 정부가 지난해 7월 발표한 석탄화력발전 대책과 크게 다르지 않고 미세먼지 감축 효과 역시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 관련 부처와 업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미세먼지 감축 대책으로 △봄철 30년 이상 노후 석탄화력발전기 일시 가동 중단(셧다운) △30년 이상 노후석탄화력발전기 10기 조기 폐쇄 △건설 중인 석탄화력발전소 중 공정률 10% 미만 원점 재검토 등을 내놓았다.

이 내용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7월에 내놓은 대책과 유사하다. 당시 산업부는 “2025년까지 30년 이상 노후 석탄화력발전기 총 10기(용량 3.3GW)를 단계적으로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문 정부는 이를 대통령 임기(2021년) 안에 추진한다는 것이다. 산업부가 이러한 내용의 대책을 내놓았을 때 에너지 관련 시민단체들 사이에서는 “각 석탄화력발전기의 수명종료시점에 맞춰 폐쇄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똑같은 비판의 잣대가 문 정부에도 겨눠질 수 있는 상황이다. 보령석탄화력발전기 1호기와 2호기의 수명종료시점은 2025년이지만, 나머지 석탄화력발전기의 수명종료시점은 대통령 임기 내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한 건설 공정률 10% 미만 석탄화력발전소 원점 재검토 역시 실효성은 그다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지난해 계획으로는 2022년까지 석탄화력발전기 20기(18GW)의 진입이 예정돼 있는데, 이 가운데 10기(8.7GW)의 건설이 지난해와 올해에 완료됐거나 완료될 예정이다. 건설 여부 재검토 대상인 공정률 10% 미만 석탄화력발전소는 9기에 불과하다. 전체 전력시장에서 석탄화력발전의 비중이 한동안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봄철 30년 이상 노후 석탄화력발전기 셧다운 계획도 마찬가지다. 봄철은 전형적인 전력 비수기여서 매년 3∼6월에 30년 이상 노후한 석탄화력발전기 8기(전남 여수 호남석탄화력발전기 1호기와 2호기 제외)를 일시 가동 중지해도 전체 전력 시장에서 석탄화력발전 비중은 크게 줄어들지 않는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