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생산원가 낮고 송·배전 영향
주택용도 他國에 비해 저렴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요금이 다른 나라에 비해 정말 싼 편인가?’

16일 국제에너지기구(IEA) 통계(2015년 말 기준)에 따르면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MWh당)은 94.9달러로, 프랑스(110.1), 독일(145.1), 일본(162.0)에 비해 싸긴 하다. 반면 미국은 69달러로 우리나라보다 훨씬 저렴하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경우 전기 생산 원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목할 만한 점은 산업용 전기요금이 우리나라보다 비싼 프랑스, 독일, 영국, 일본에서도 주택용에 비해 산업용 전기요금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주택용 대비 산업용 전기요금 비율’(산업용／주택용)은 우리나라의 경우 86.8%(주택용 109.3달러)로 다른 나라에 비해 높다.

반면 프랑스는 60.7%, 독일이 44.4%, 영국이 60.4%다. 지난해까지 원자력발전 억제정책을 폈던 일본도 72.0%로 우리나라보다 낮다. 전기 생산 원가가 낮은 것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이 자국 제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해 산업용 전기요금에 대한 혜택을 부여하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생산 원가 및 송·배전 등에 기인한 것이지 특혜를 주는 것은 아니다”며 “2000년 이후 십수 차례 요금을 올리는 등 단기간 요금 인상에 따른 업계 부담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새 정부의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계획에 대해 화학, 철강, 반도체 등 전기를 다량 사용하는 업종의 기업들은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전기료는 석유화학 제품 원가의 8~10%, 제품에 따라선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전기료 인상은 원가가 올라가 부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도 “지금은 호황이라 감내할 수 있지만 불황기에 전기요금 인상까지 겹치면 기업들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합의와 충분한 유예기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정민·유회경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