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동일 노동·임금 보편화… 韓은 노조 변해야 미스매치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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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학수 日 노동정책硏 연구원

“기존 정규직 근로자들이 비정규직이나 파견 나온 다른 근로자들을 어떻게 대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오학수(사진) 일본 노동정책연구원 주임연구원은 지난 9일 인터뷰에서 일본의 파견근로 체제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평생고용’이 당연시됐던 일본 기업 사회에서 점점 정규직 대신 비정규직 고용이 정착하고 있는 것은 기업에서 ‘동일 노동-동일 임금’의 원칙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기업-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 간 미스매치가 적은 이유에 대해 오 연구원은 “산업현장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크지 않고 공채와 특채 간의 차별도 작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20∼24세의 기업 규모별 임금 격차 평균은 대기업이 월 21만5700엔, 중견기업이 월 20만2700엔, 중소기업이 월 19만2000엔으로 큰 차이가 없다. 임금 차가 크지 않다 보니 굳이 대기업만을 고집할 이유가 상대적으로 적다. 중소기업 임금이 대기업의 60% 수준에 불과한 한국과 대비된다.

“일본에선 큰 이익이 나더라도 대기업들이 임금을 크게 올리지 않는 문화가 노조는 물론 사용자 측에서도 갖춰져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일본의 대졸 초임도 1988년 17만 엔에서 지난해 약 20만 엔 정도로 거의 증가하지 않았죠. 임금이 오르지 않았다는 것은 물가도 오르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정부와 기업, 노조 등이 모두 협력했기 때문에 이런 문화가 가능했던 거죠.”

오 연구원은 한·일 간 근로문화의 차이로 ‘상생’을 꼽았다. 오 연구원은 “일본에서 상생은 구호가 아니라 당연한 것”이라며 “대기업이 돈을 더 벌었다면 사원들에게 혜택을 돌리는 것 못지않게 사회나 협력업체 등에도 돌리는 게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오 연구원은 기업 간의 미스매치를 줄이고 더욱 양질의 일자리를 내세울 수 있는 또 다른 방안으로 대기업의 중소기업 등 지원을 제도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오 연구원은 “동일 노동-동일 임금이란 과제는 멀리 있어 보이지만 실은 간단한 것”이라며 “노조와 사용자 등이 인식을 바꾼다면 한국도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도쿄 =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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