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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전남대서 ‘역대 최고령 博士 학위’ 받는 박진채 翁

전직 교장이 몸소 평생교육을 실천해온 끝에 만 81세에 박사학위를 취득해 화제다. 주인공은 오는 24일 열리는 2016학년도 전남대 학위수여식에서 교육학 박사학위(평생교육 전공)를 받는 박진채(사진) 씨. 그는 올해로 개교 65주년을 맞는 전남대의 역대 최고령 학위취득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팔순을 넘긴 고령에 박사학위를 받은 이는 서울 유수 대학을 비롯해 전국적으로도 극히 드물다.

박 씨는 20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박사 논문은 평소 평생교육을 강조하고 실천해온 만학도로서 보람된 학문의 과정이었다”며 “자녀(1남5녀)와 손자·손녀(9명) 등 후손에게 귀감이 된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1999년 전남 순천 신흥중 교장으로 정년 퇴임한 박 씨는 40년간의 중등(중·고교) 교직생활 중 영어교사로 탁월한 연구력을 인정받았다. 일례로, 1970년대 후반 전국적으로 실시하기 시작한 영어듣기평가는 박 씨가 광주 충장중에 재직하던 1975~1977년 문교부의 영어과 연구학교로 지정돼 교내방송을 통해 시범적으로 도입한 것이었다.

그는 이 같은 연구력을 바탕으로 정년 후인 2002년 3월 전남대 대학원 교육학과(상담심리 전공)에 입학해 2년 반 만인 2004년 8월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듬해인 2005년 3월에는 박사과정에 입학, 2008년 2월 수료했다. 당시 종합시험과 외국어시험을 통과해 학위 취득을 위해선 논문만 남긴 상태였다.

박 씨는 논문을 쓰기 위해 자료를 꾸준히 수집하는 등 면학 열기를 이어갔으나 건강 악화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논문 집필을 계속한 결과 이번에 ‘국제결혼 이주여성의 사회적 지지와 사회적 문제해결력의 관계에서 세계시민의식의 매개 효과’란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게 됐다. 이 논문은 결혼이주여성이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족·남편·친구 등의 지지와 자신들의 세계시민의식이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다.

박 씨는 “평교사 시절부터 정년 후까지 34년간 유네스코광주전남협회 활동(상임이사·부회장 등)을 하면서 평생교육에 큰 관심을 가졌던 것도 공부를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회고했다. 그는 “박사학위라는 한 매듭을 지은 것이 만년의 큰 보람”이라며 “앞으로도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국제 이해’ 등 관심 분야에 대한 공부를 계속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광주 = 글·사진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