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국방회담 앞두고 비난
김원홍 국가보위상 전격해임

북한이 한·미 국방장관 회담이 열린 3일 남한의 핵무기 철폐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13일 만에 한·미가 국방장관 회담을 열고 한·미동맹 강화 및 북핵 문제 강력 대응으로 나서자 역공세로 나온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북한은 있지도 않은 남한 핵무기를 거론하고 나와 남남갈등 유발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대외선전단체 조선평화옹호전국민족위원회 대변인 담화에서 “미국과 괴뢰패당은 얼토당토 않은 북핵 위협과 도발을 떠들며 일방적인 북(北) 비핵화를 떠들 것이 아니라 남조선에 끌어들인 핵무기들부터 모두 공개 철폐해 남(南) 비핵화부터 선행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은 “미국이 남조선에 핵무기를 끌어들이고 그것을 공개한 때로부터 59년이 되었다”며 “최근에도 미국은 핵전략 자산들을 남조선에 상시적으로 배치해 놓고 북침 핵전쟁 소동을 계단식으로 확대 강화할 위험천만한 기도를 꺼리낌(거리낌)없이 드러내놓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한·미에 대해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주한미군 배치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북한은 담화에서 “미국의 핵전쟁 괴물인 싸드(사드)를 끌어들이기로 하였으며 북침선제공격계획까지 짜놓고 조선반도 정세를 핵전쟁 접경에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와 북한에 대한 핵 불가침 확약도 요구했다.

북한의 이 같은 입장은 이날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겨냥해 한국 내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사드 배치 재검토 요구 분위기를 확산시키려는 목적인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강경한 대북정책에 대한 전환을 촉구하면서 대화를 압박하기 위한 초조함이 담긴 것으로도 해석된다. 한편 이날 북한의 핵심 실세로 꼽혔던 김원홍 국가보위상이 지난 1월 중순쯤 노동당 조직지도부의 조사를 받고 대장에서 소장으로 강등된 이후에 해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김원홍의 처벌 배경은 표면적으로는 고문 등 인권 유린과 함께 월권과 부정부패 등이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