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상 머뭇거리다 찬성으로
일각선 “헌재서 기각 가능성”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소추 절차를 감수하겠다는 의견을 밝히면서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도 홀가분하게 탄핵 열차에 올라타고 있다. 그동안 박 대통령과의 ‘의리’를 거론하며 탄핵 절차에 난색을 표해왔던 친박 의원들이 속속 탄핵 찬성 쪽으로 돌아서면서 탄핵소추안 가결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는 소속 의원 128명 가운데 확실한 탄핵찬성파를 35명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들은 또 아직 드러나지 않은 ‘샤이 탄핵파’의 숫자가 더해지면 적지 않은 표차로 탄핵안이 가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주말 ‘촛불민심’을 확인한 후 친박계와 중립성향 의원들이 속속 탄핵안 찬성으로 돌아섰고, 박 대통령의 의견 표명 이후 일부 친박계 의원들이 추가로 탄핵 찬성으로 기울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박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지역 여론에는 동조하지만, 박 대통령과의 의리 때문에 머뭇거리던 친박계 의원들이 탄핵안 찬성으로 기울고 있다.

친박계 일각에서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박 대통령에게는 명예 회복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영남 출신의 한 중진의원은 “탄핵안이 통과되면 민심도 진정될 것이고, 대통령도 변호인단을 꾸려 냉정하게 시시비비를 가려볼 수 있다”고 말했다. 헌재가 탄핵안을 기각한 후 대통령이 임기를 정상적으로 마치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한 최고위원은 “검사 출신 의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헌재에서 탄핵안이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고 전했다. 친박계로서는 탄핵안 부결 후 정치적 파장을 감수하는 것보다 헌재 기각 결정을 기다리는 편이 유리하다는 해석이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