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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상최적화 등 3大기술
美 사실상 이전거부한 셈
방사청, 재검토 요청에도
美정부 입장엔 변화 없어

향후 세부항목 조율 관건
협상 차질땐 사업 불투명
이달 70명 ‘사업단’ 출범

한국형전투기(KF-X) 사업이 산 넘어 산이다. 국방부가 9일 KF-X 기술이전과 관련해 미 측과 큰 틀에서 21개 항목에 대해 기술을 이전받기로 밝힌 가운데, 미국 정부가 지난달 한국 측에 통보한 바에 따르면 3개 주요 기술이전 불가 입장이 여전히 바뀌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논란이 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국방부가 협상 결과를 설명하면서 굳이 21개 항목 기술이전에서 “큰 틀에서(in a large frame) 받기로 했다”고 표현한 사실도 의구심을 자아낸다. 세부 기술항목 300여 개로 협상이 진행될 경우 기술이전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인지 불가능하다는 것인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 측이 지난달 말 방위사업청 협상팀에 전투기 형상 최적화·비행제어·엔진 출력조절 기술 등 3개 주요 기술개발에 필요한 지원 인력 100명에 대한 수출승인(E/L) 불가 통보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의미다.

정부 소식통도 10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미 국무부가 3개 기술지원과 관련해 기술인력지원 거부 의사를 지난 11월 18일 방한한 록히드마틴 관계자들을 통해 통보했으며, 방사청 협상팀이 이들 3개 기술 관련 기술인력 거부 재검토를 록히드마틴을 통해 요청했다”며 “이와 관련한 미국 정부의 입장이 달라진 것은 현재로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방사청 협상팀과 록히드마틴은 차기 전투기(F-X) 절충교역 합의각서(MOA)에 따라 록히드마틴이 올해 2월 미 정부에 21개 기술이전 관련 E/L 심사를 요청했으며 미 국방부와 국무부는 9개월간 심사 결과를 거쳐 지난달 최종 입장을 우리 측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군 당국은 9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KF-X 개발사업 리스크관리소위에서 미 정부가 이전을 거부한 기술항목 내역과 세부항목 숫자 등을 묻는 국방위원들의 질의에 기밀을 이유로 답변을 거부해 파행을 빚기도 했다.

국방부는 연말까지 70명 규모의 KF-X 사업단을 출범시키고 체계개발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정식 계약을 체결하는 등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산 넘어 산이다.

공동개발국으로 자체 전투기 개발사업인 KF-I 사업을 추진 중인 인도네시아 E/L 허가 관련 기술이전 협상을 미국 정부와 별도로 벌여야 한다. 협상 기간이 1년 정도 예상된다.

미국이 이전을 거부한 다중위상배열(AESA) 레이더 등 4개 핵심기술 및 체계통합 기술과 관련 유럽 등 제3국과의 기술이전 협상, 엔진 등 장비 이전 관련 E/L 협상도 별도로 진행해야 한다.

KAI 측은 기체 형상이 완성되고 사업 일정이 정해져야 개발비용을 책정, 방사청과 최종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21개 기술이전에 차질을 빚은 데다 비용 상승 등에 대해 상당한 압박감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