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명예부회장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FIFA 윤리위원회를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의 살인청부업자’라고 맹비난하고, “그들(블라터 회장 측)이 내 후보자격을 훼손하는 데 그치지 않고, FIFA 회장 선거를 훼손하고 FIFA 자체를 파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명예부회장은 “윤리위의 자격정지가 결정돼도 법적인 수단을 총동원해 후보자격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국제축구연맹(FIFA) 윤리위원회에서 15년을 구형했다는 내용은 공식 발표된 것인가. 만약 이대로 징계를 내린다면 향후 대책은.

“FIFA 윤리위는 조사국과 심판국으로 구성된다. 2010년 축구 기부금과 관련해 조사국이 조사를 마친 후 친절하게도 먼저 15년 구형을 알려왔다. 또 최근에 다시 윤리위가 FIFA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4년을 추가로 구형했다. 합치면 19년이다. 이에 따르면 축구 관련 모든 행위를 하지 말라는 것인데 저처럼 동네축구 좋아하는 사람에게 거기도 가지 말라고 하는 건지 오히려 궁금하다. 후보 등록 마감이 이달 26일이다. FIFA가 끝까지 후보 등록을 못하게 흑색선전을 한다고 해도 가능한 모든 법적 채널을 동원해 후보 자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지난 8월 독일언론에서 15년 구형 얘기가 나왔던데 너무 늦은 대응 아닌가.

“파이낸셜타임스 1면을 보니 블라터 회장은 10년 징역형을 받을 것이라고 나왔더라. 만약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면 IOC가 존재할 수 있겠나. 그런데 FIFA는 사임하라고 지적하는 사람도 없다. 하지만 그래도 국제사회의 양식이 살아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FIFA 윤리위가 청문회를 연다면 직접 대면하게 될 텐데 준비는 돼 있나.

“재판받을 때 어느 일방의 당사자가 재판장이 된다면 그 재판을 받을 수 있겠나. FIFA가 청문회를 연다는데 거기에 참석할 계획은 없다. 다만 내가 직접 가지 않더라도 수많은 전문 변호인단이 저를 도와주고 있다.”

-런던 행사에 간다는데 FIFA 관련 일정은 없나.

“런던 리더스 인 풋볼 행사는 저를 위한 게 아니라 많은 분이 모이는 자리다. 하지만 그분들에게 FIFA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말씀을 드릴 작정이다. 도대체 왜 각 대륙연맹의 축구협회들이 아무런 말도 못하고 가만히 있는지를 얘기하고 싶다. 그들은 FIFA의 각종 보조금과 대회 개최권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봐 공포를 느끼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FIFA 스폰서조차도 블라터 회장에게 사임하라고 촉구했다. 반드시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잘 다녀오겠다.”

김인구 기자 cl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