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정몽준 FIFA 명예 부회장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FIFA 윤리위원회으로부터 받은 편지를 공개하며 윤리위의 불평등한 조치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축구협회서 기자회견

“5년前 무혐의 종결한 국제기금
윤리委 다시 이의 제기해 조사
발케 등 증인 채택 거부 당해”
MJ, 오늘 청문회 불참하기로

국제축구연맹(FIFA)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한 정몽준 FIFA 명예부회장은 6일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이 윤리위원회를 동원, 나에게 19년 자격 정지 징계를 내려 회장 후보 등록을 저지하려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정 명예부회장은 “FIFA 윤리위가 문제 삼고 있는 2022년 월드컵유치위원회의 국제축구기금 제안은 5년 전에 제롬 발케 당시 FIFA 사무총장이 ‘문제없다’고 종결했던 사안이며, 당시에는 이를 규제하는 규정 자체도 없었다”고 지적하고, “블라터 회장과 직무정지 상태인 발케 사무총장의 증인 채택을 요구했지만 거부하는 등, FIFA 윤리위 청문회에는 기대할 게 없어 출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FIFA 윤리위는 이날 밤 스위스 취리히의 FIFA 본부에서 정 명예부회장 관련 청문회를 열 예정이다.

정 명예부회장은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FIFA 윤리위는 처음부터 나의 회장 출마를 저지하기 위해 이른바 ‘조사’를 해 왔다”며 “7월 초부터 FIFA 인사들이 ‘정 명예부회장이 출마선언을 하면 윤리위가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알려줬다”고 밝혔다. 정 명예부회장은 “블라터 회장이 가하는 흑색선전의 공격 목표가 됐다는 사실이야말로 내가 FIFA 개혁의 적임자라는 가장 강력한 추천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명예부회장은 윤리위의 조사 내용도 공개했다. 그간 외신 보도와 달리 정 명예부회장이 2010년 아이티 대지진과 파키스탄 홍수 때 낸 기부금 총 90만 달러(약 10억 원)는 윤리위 조사 대상이 아니었다. 2010년 이뤄진 2018년,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투표 때 잉글랜드와 ‘투표 담합’을 했다는 혐의는 윤리위가 스스로 취하했다.

FIFA 윤리위가 정 명예부회장에게 적용한 유일한 ‘부패 혐의’는 2010년 당시 FIFA 부회장으로서 한국 유치위원회가 제안한 국제축구기금에 관해 설명하는 편지를 FIFA 집행위원들에게 보낸 것이 이른바 ‘외견상 이익 제공’에 해당한다는 것. FIFA 윤리위는 정 명예부회장에게 이 혐의로 15년, 윤리위 명예훼손 혐의로 4년 등 총 19년 자격 정지를 구형했고, 청문회 이후 이르면 주중에 징계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 명예부회장은 “FIFA는 2010년에도 이 서한에 대해 조사를 벌였고, 발케 사무총장이 ‘유치 과정의 정당성이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보고, 결론적으로 이 사안을 종결하기로 했다는 것을 알린다’는 서한을 한승주 당시 유치위원장과 나에게 보냈다”고 지적했다.

정 명예부회장은 또 “윤리위가 제기한 외견상 이익 제공 혐의는 2012년에야 만들어진 규정이라, 2010년 사안에 소급 적용하는 것은 기본적인 법 원칙에도 어긋난다”며 “윤리위의 모든 조사 절차가 ‘사기’임을 알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정 명예부회장은 기자회견 직후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리더스 인 풋볼’ 회의 참석차 오후 1시 비행기로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