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필 보고 異性선택 성사
SNS 번개팅 보다 조직화
“취업난속 가벼운 이성 만남”

취업난 등으로 팍팍한 캠퍼스 생활 속에 이성과의 가벼운 만남을 원하는 젊은이가 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번개팅’과 상대방과의 조건을 매칭해 주는 ‘소개팅 블로그’ 등 새로운 소개팅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6일 서울 시내 A 대학 페이스북 커뮤니티에는 ‘4대4 미팅하실 분 구합니다. 이번 주 토요일 시간 되시는 여학우 4명은 댓글이나 메일 주세요’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있다. 글쓴이인 이 대학 재학생 최모(24) 씨는 “여자친구는 사귀고 싶은데 누구에게 소개해달라고 부탁하기도 어렵고, 취업 준비 때문에 무겁고 진지하게 만나기는 부담스러워 번개 미팅을 주선하게 됐다”며 “사진이나 나이 등 기본 신상을 묻지 않고 시간 되는 사람은 전화번호나 메일을 보내주면 된다”고 말했다. 커뮤니티에는 최 씨의 글 이외에도 즉석 소개팅 모집 글이 여러 개 게시돼 있고, 모집이 끝나면 글은 삭제된다.

SNS 번개팅보다 한층 더 조직화한 소개팅도 등장했다. 지난해 8월부터 서울 지역 대학생들 사이에서 블로그를 통한 소개팅 시스템인 ‘우연이’가 유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 시스템을 통해 소개팅에 참여한 학생은 540명에 달한다. 매월 중순 이틀 동안 남성 참가자 접수 기간이 끝나면, 여성 참가자 접수 기간이 나흘간 이어진다. 얼굴이나 이름 공개는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나이·학과·소개팅 가능 지역·성격·이상형 등 조건이 기재된 남성 참가자의 프로필을 보고 마음에 들면, 여성 참가자가 소개팅 상대를 선택할 수 있다. 매칭이 성사되면 상대방의 연락처가 카톡으로 전송되는데, 일주일 안에 소개팅을 진행해야 한다.

설동훈(사회학) 계명대 교수는 “이제는 소위 쿨한 만남이 대세”라며 “스트레스가 많은 젊은이들이 시간을 일부러 내는 것보다는 시간이 되는 사람 중에 인연이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목적이 깔린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주 · 박효목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