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OK저축은행 이민규(앞쪽)가 30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삼성화재 레오의 블로킹을 제치는 페인팅 공격을 하고 있다 . 뉴시스

“단연 이민규(23)죠.”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30일 NH농협 2014∼2015 V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승리한 뒤 수훈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주저 없이 이같이 답했다. 승부처에서 허를 찌르는 토스로 상대방을 현혹하는 플레이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 김 감독은 이민규의 플레이에 대해 “토스워크나 몸놀림, 팀원들을 끌고 가는 모습이 모두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날 OK저축은행은 ‘절대 강자’ 삼성화재를 세트스코어 3-0으로 꺾으며 2연승을 달렸다. 삼성화재가 연패를 당한 것은 올 시즌 들어 처음이다. 삼성화재가 챔피언결정전에서 0-3 패배를 두 번이나 당한 것도 V리그 11년 역사상 처음이다.

이날 이민규는 김 감독의 말처럼 물오른 토스로 팀원들에게 득점 기회를 제공해 팀 승리에 공헌했다. 이민규는 이날 올린 토스 75개 중 40개가 득점으로 연결되며 성공률 53%, 세트당 12.5개의 ‘세트성공’을 기록했다. 이는 이 부문 1위에 오른 삼성화재 유광우(30)의 정규리그 시즌 기록 11.813개를 웃도는 것이다. 이민규는 그동안 자신의 백업 세터 곽명우(24)에 비해 주 공격수 로버트 랜디 시몬(28)과의 호흡이 맞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이날만큼은 시몬에게 완벽한 기회를 제공했다.

또 이민규는 1세트에는 송희채(23), 2세트에는 송명근(22) 등 다양한 토종 공격수들을 활용해 시몬의 부담을 줄여주면서도 상대 수비진을 교란시켰다. 3세트 24-20 상황에서 상대 블로커들이 다른 공격수들을 마크하며 분산되자 이민규 본인이 직접 공격에 성공해 경기를 끝낸 것은 그의 베스트 플레이로 꼽힌다. 이날 OK저축은행은 42.7%의 공격점유율을 기록한 시몬 외에도 송명근과 송희채, 센터 김규민(25)까지 1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삼성의 주 공격수 레오(25)는 자신에게 날아오는 서브와 불안한 토스로 공격시도를 41번밖에 하지 못했고 이 중 18득점만을 올렸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