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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와 어른을 의미하는 키드(Kid)와 어덜트(Adult)의 합성어, 키덜트(Kidult) 시장이 부상하면서 예술품 수준의 수집용 완구인형인 아트토이, 피규어도 남성용품의 주요 목록으로 자리 잡았다.

백화점 남성용품 코너 및 ‘알란스’ 등 남성용품 편집매장에도 만화와 애니메이션 주인공을 축소한 아트토이들이 매장의 악센트 상품으로 눈길을 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7층에선 12월 한 달 동안 아트토이 전문 브랜드인 킨키로봇의 상품들이 전시 중이다(사진). 롯데백화점 청량리점은 국내 아트토이 컬렉터의 수집품을 선보이는 2012년 ‘나의 친구, 나의 영웅’전에 이어 최근 국내 피규어 아티스트 집단인 쿨레인 작품전을 진행했다. 신세계백화점 광주점에서도 지난 10월 ‘키덜트 전시회’가 열렸다.

문화 전반에 대중문화의 이미지를 접목한 팝아트가 강세를 보이면서, 아트토이와 피규어 전문업체뿐 아니라 명품 브랜드까지 키덜트 감성의 디자인 상품을 적극 개발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아빠 어디가’ 등 남성의 육아를 일깨우는 TV 프로그램이 호응을 얻고 자녀와 함께 놀이를 즐기게 된 남성들, 경제적·시간적 여유를 찾은 중장년들이 아트토이, 모형헬기 등 어른용 장난감을 재발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상세대 대중문화가 부상하면서 유년기를 추억하게 하는 장난감들이 성인들에게 어린이의 감성을 일깨우는 키덜트문화, 향수상품으로 재평가가 이뤄지는 추세.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지난 5월 아트토이박람회를 기획 진행한 이정용 크로프트 대표는 “한동안 일부 층의 비주류 취미 정도로 여겨온 아트토이가 이즈음 중장년 남성까지 폭넓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머리 희끗희끗한 기업인과 유명인 중 아트토이 수집품 목록이 수십∼수백 개에 이르는, 숨어 있는 마니아들이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중장년 남성들도 ‘귀여운 인형’을 사모은다는 이야기다.

만화,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을 형상화한 대량생산품부터 예술가와 협업한 작품형까지 일부 남성들의 수집문화였던 아트토이는 최근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사무실과 서재를 장식하는 취미와 놀이문화의 대상으로 위상이 달라진 것.

1990년대 중반 홍콩에서 시작된 아트토이는 일본 홍콩 미국 등지에서 베어브릭, 큐브릭, 퀴, 몰리, 더니, 어글리돌 등이 나왔고, 국내 40∼50대까지 수집 열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 영화 ‘스타워즈’ ‘배트맨’ ‘로보트 태권V’ 캐릭터 및 일부 한정판 피규어는 고유의 넘버가 찍혀 있어 경매, 온라인 등을 통해 고가에 거래되기도 한다.

곰 모양인 베어브릭 시리즈는 7㎝ 크기인 100% 베어브릭이 5000∼1만 원대. 이보다 2, 4, 10배 큰 것은 5만∼6만 원 선부터 50만∼60만 원대에 거래된다. 앤디 워홀 등 유명 예술가와 협업한 핸드메이드 작품은 100만∼500만 원을 호가한다.

신세미 기자 ssem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