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일가의 청해진해운이 교사들에게 무료 답사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수학여행 유치를 위해 과도한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정작 안전 관리는 뒷전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청해진해운은 제주도 수학여행을 유치함으로써 선박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09년부터 교장, 교감 등 교사들에게 무료 제주 답사 프로그램을 제공해왔다. 청해진해운은 이 프로그램에서 오하마나호와 세월호 탑승 및 식사, 선상 불꽃놀이 서비스 등을 모두 무료로 제공했다. 2012년 9월에도 제주도, 제주관광협회와 함께 3박 4일간의 교사 답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청해진해운은 교사들 외에 각종 여행 온라인 커뮤니티와 접촉해 블로거 등을 대상으로 한 무료 여행 프로그램도 제공했다. 또 지난해 6월부터는 오하마나호와 세월호의 운임을 50%까지 할인하는 행사도 진행해왔다.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한 청해진해운이 적자를 안게 되자, 이같이 각종 마케팅에는 예산을 쏟아부은 반면 선원들은 비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선박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하면서 이번 참사를 초래했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청해진해운은 지난해 제주도가 국내관광수요를 늘리기 위해 여객 노선 확대를 추진하자 다른 선박사들이 인천∼제주 노선에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세월호 운항을 시작했다. 오하마나호와 세월호가 이 노선을 독점해 운항 일수도 1주일에 3일에서 6일로 늘렸다. 그러나 수학여행 성수기(3∼4월)에 여객선을 이용한 제주도 관광객은 지난 2010년 4만3000여 명에서 2011년 3만2000명, 2012년 2만8700명, 2013년 2만7800여 명으로 꾸준히 줄어들었다. 이에 청해진해운은 지난해 8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승객 유치를 위해 무리한 마케팅에만 집중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