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일 대표는 요즘 강원 평창과 경기 파주 출판단지 내에 스튜디오를 짓고 있다. 하지만 그는 우리 소리 녹음을 위한 최고의 스튜디오는 한옥이라고 말했다.

그레고리안 성가는 성당에서 들을 때 최고의 감동을 받는 것처럼, 우리 소리는 원래 공연이 이뤄졌던 우리 공간에서 들을 때 최고의 소리와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우리 음악은 끊임없이 관객들과 소통을 하고, 추임새를 넣으면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연주자와 객석을 구분해버리는 서양식 공연장은 자연스러운 감동을 반감시킨다고 말했다.

실제로 악당이반의 음반은 모두 전국 각지의 한옥에서 녹음됐다. 처음 현장에서 녹음할 때, 엔지니어가 소음 때문에 상당한 고민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밤이 되자 풀벌레가 울기 시작한다며 고민하는 엔지니어에게 김 대표는 그것이야말로 최적의 환경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자연의 입장에서 보면 오히려 우리 인간들이 자연을 빌려쓰고 있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대나무 숲 속에 스치는 바람 소리, 풀벌레 소리, 비오는 소리까지 음악과 함께 고스란히 담아냈다. 하지만 이 같은 현장 녹음이기 때문에 더욱더 좋은 녹음 시스템이 필요했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케이블 하나만 좋은 것으로 바꿔도 소리가 달라지기 때문에 점점 더 좋은 기기, 현실적으로 가격 면에서는 점점 더 비싼 시스템을 구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그에게 아직 우리 음악이 쉽지 않은 독자들을 위한 음악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산조를 권했다. 서양의 소나타와 같은 것으로 한 명의 작곡자가 인생을 통해 단 한 곡만 쓰는 인생을 담아내는 독특한 음악이라고 평했다.

이와 함께 그는 우리 음악을 들을 때, 너무 주의 깊게 듣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중모리장단인지, 중중모리장단인지 분석하지 말고, 어떤 음악인지 귀기울이지 말고 그냥 배경음악처럼 듣길 권했다. 현대인들이 라디오를 틀어놓고, 글을 쓰고, 일을 하고, 설거지를 하듯이 편안하게 일상에 흐르도록 하고 흘려 듣기를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