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전자기파를 방출해 적의 전자기기를 무력화시키는 EMP(Electromagnetic Pulse)탄이 국내 기술진에 의해 처음으로 개발된 것이 확인됐다.

군의 한 관계자는 7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최근 폭발지점에서 반경 100m 이내의 전자기기와 장비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초보 단계의 EMP탄 성능실험에 성공했다”면서 “이것은 EMP탄의 핵심응용기술 개발에 성공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ADD가 반경 1㎞ 이내에 영향을 끼치는 EMP탄을 2014년까지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DD는 1999년부터 9년간 응용연구를 끝내고 지난해 9월부터 시험개발에 착수했다. ADD는 EMP탄 개발을 위해 지난해부터 2011년까지 사업비 62억6000만원을 책정해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EMP는 핵무기가 폭발했을 때도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동해 40~60㎞ 상공에서 20㏏급(1㏏은 TNT 1000t의 위력) 핵무기가 터지면 전자기파가 방출돼 반경 100㎞의 전자장비가 손상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은 2003년 이라크 공격에 앞서 EMP탄 성능 실험을 한 적이 있으나 아직 실용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ADD는 EMP탄 개발과 함께 고출력 마이크로웨이브(HPM)탄도 개발 중이다.

일명 ‘e폭탄’으로 불리는 HPM탄은 20억W(와트)의 전력을 분출해 반경 300여ｍ 이내의 모든 전자제품을 파괴할 수 있다.

정충신기자 csjung@munhwa.com

◆ EMP(Electromagnetic Pulse)탄 = 폭발시 생기는 강한 전자기파로 전자 기기와 장비 등 전자 인프라스트럭처 전반을 무력화시키는 미래전의 비밀병기다. 미사일 뒤에 장착된 위치측정시스템(GPS) 유도장치가 고정목표물에 EMP탄을 유도하면 컴퓨터시스템인 군 지휘통제체제(C4I) 등 국가안보체계가 일시에 무력화되는 등 광범위한 지역에 피해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