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국회의원 선거날인 9일 전국에 걸쳐 비가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 비가 오면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속설에 비춰, 4·9 총선 투표율이 역대 최저치에 그치리란 예측이 기정사실로 굳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 전국에 비 오고 수도권은 쌀쌀 = 기상청은 9일 전국이 차차 흐려져 비가 오겠다고 내다봤다. 이날 서울 지역 낮 최고기온은 섭씨 11도에 그쳐 8일보다 10도나 낮아질 것으로 예보됐다. 인천·수원 지역 낮 최고기온도 각각 11도, 12도를 기록할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9일 수도권 지역 낮 최고기온은 평년보다 4~6도 낮은 수준이며, 8일과 기온차가 심해 쌀쌀하게 느껴질 것”이라며 “7일 오전까지 상황으로는 지역별 강수량을 상세하게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남부 지방은 낮 최고기온이 평년보다 높거나 낮은 지역이 고르게 분포할 전망이다. 9일 대구 지역 낮 최고기온은 19도로 평년(17.4도)보다 높고, 광주 지역 최고기온은 15도로 평년(17.6도)보다 낮겠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3일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자가 63.4%였다. 중앙선관위는 역대 총선 투표율이 꼭 투표하겠다는 응답률에 비해 10%포인트 가량 낮았던 점에 미뤄 4·9 총선 투표율을 50%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17대 총선 당시 선관위 조사에서는 77.2%가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했지만, 투표율은 60.6%에 불과했다.

◆ 젊은층 투표율에 영향 줄 수도 = 최근 총선에서는 기상 상황이 큰 변수가 되지 못했다. 총선 투표율은 12대(84.6%) 이후 꾸준히 낮아지다 17대 총선에서만 상승했다. 17대 총선이 치러진 2004년 4월15일은 맑고 따뜻해 나들이하기에 좋은 날씨였지만 16대 총선보다 투표율이 올랐는데, 이는 당시 대통령 탄핵 여파로 젊은층을 포함한 국민적인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1992년 14대 총선일에는 곳에 따라 비가 내렸지만 투표율은 70%를 넘겼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주장이 선거 및 기상전문가 사이에서 제기된다. 특별한 이슈가 없는 이번 총선에선 날씨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젊은층의 투표율이 영향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청년층이 외출을 포기해 투표율이 낮아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청년층에 속하는 20대 후반 투표율은 16대 총선(34.2%)과 17대 총선(43.3%) 사이에 차이가 심했지만 60대 이상 노인층은 16대 총선(75.2%)과 17대 총선(71.5%)의 투표율이 비슷했고 청년층보다 투표율도 훨씬 높았다.

홍주의기자 impr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