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갑은 인천, 부천 등에서 서울 도심으로 진입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교통 요지이면서도 상대적으로 낙후된 곳이다. 이번 총선이 지역구별 개발 이슈 등을 중심으로 후보 간 공약대결이 펼쳐지는 가운데 이 지역은 각종 개발 이슈 등을 총망라한 곳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정책·공약을 놓고 현역 의원인 통합민주당의 이인영 후보와 이 지역 ‘토박이’인 한나라당 이범래 후보가 4년 만에 재대결을 펼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일단 민주당 이 후보가 경합 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조선일보-SBS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이 후보는 41.9%의 지지를, 한나라당 이 후보는 32.4%를 얻었다. 친박연대 유영철 후보는 7.0%였다. 범한나라당인 친박연대 후보 지지도를 합하면, 이 지역 표심은 현재 여야로 양분된 셈이다. 양 진영의 표심이 결집하면 누구도 쉽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민주당 이 후보와 한나라당 이 후보는 “내가 지역개발의 적임자”라며 표심을 파고들었다. 이인영 후보는 고척동과 오류동을 잇은 전철 1호선 지하화를 공약했다. 이를 통해 교통환경과 주거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역세권 개발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1조5400억원가량의 공사비를 민자유치를 통해 해결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이 후보 측은 “지난 4년간 지역 현안을 해결해왔기 때문에 야당 의원이라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 후보는 1, 4호선 지상 구간이 통과되는 서울 지역 다른 민주당 후보 8명과 공약 공동 추진을 약속했다.

한나라당 이범래 후보 측은 전철 지중화 공약에 대해 “실현 불가능한 공약”이라며 “이 지역은 저지대가 많아 그 정도 공사비로는 불가능하다”고 맞섰다. 이 후보는 대신 개봉동·고척동 뉴타운 개발 조기 완공에 역점을 두고 있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주거공간 개발을 통해 ‘힘 있는 여당 의원론’을 펴고 있는 것이다.

이 후보는 “오류·온수역 역세권 개발, 구 영등포 교도소 부지 개발, 교육시설 유치 등 지역숙원 사업을 반드시 해결해낼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아제강 부지에 문화·체육 공간이 있는 돔야구장을 조속히 건립하겠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남부순환도로 평탄화 작업 등 교통난 해결 공약은 엇비슷했다.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