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 정치인’이 맞붙은 서울 동작을은 누가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느냐가 유권자의 초미의 관심사였다. 지역 주민들은 일단 통합민주당 정동영 후보와 한나라당 정몽준 후보에게 추진력과 실천력 면에서 ‘합격점’을 주고 있다. 하지만 누가 더 잘 해낼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30일 사당역 근처에서 만난 이모(여·33·사당 3동 A아파트)씨는 “정몽준 후보가 재력도 있고 여당 의원이니까 교육 문제도 해결하고 뉴타운도 확실히 해낼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하지만 사당1동 재래시장에 만난 김모(45)씨는 “정몽준 후보는 서민들의 어려움을 제대로 모를 것”이라며 “아무래도 서민을 위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은 야당인 정동영 후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지역 분위기를 반영하듯, 양 후보는 지역 주민에게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는 사당·동작동 뉴타운 개발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 정 후보는 “뉴타운 지역 내 전·월세 세입자 비율이 80%가 넘는 동작구는 세입자도 함께 정착할 수 있는 뉴타운이 되어야 한다”며 ‘주민친화 뉴타운’을 약속했다. 한나라당 정 후보 역시 ‘함께 잘 사는 뉴타운’을 모토로 내걸고 있다. 동시에 서민들을 위한 임대주택 건설 등을 통해 소외받는 주민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뉴타운 건설이 핵심 이슈로 떠오르면서 양 후보 간 신경전도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 정 후보는 뉴타운 개발을 놓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정몽준 후보가 서로 말이 다르다며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정 후보는 31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오 시장은 ‘내 임기 중에 추가 뉴타운은 없다’고 하고, 정몽준 후보는 ‘내가 오 시장한테 약속을 받았다’고 말하고 있다”며 “저는 서울시장의 공언이 보다 사실관계에 부합한다고 보는데, 정 후보가 이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한나라당 정 후보 측은 이에 대해 “서울시장이 ‘임기 중에 뉴타운 건설을 유보한다’는 표현도 사용했다”며 “집값 상승 가능성 때문에 그런 말을 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정 후보의 추진력이면 임기 중 반드시 실현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양 후보가 둘 다 ‘서민 후보론’을 내세우고 있는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민주당 정 후보는 ‘국제교육특구’추진과 함께 맞춤형 보육, 노인취업정보센터 활성화 등의 공약을 내놨고, 한나라당 정 후보는 주민 모두에게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는 ‘복지 동작’을 내세우면서 자율형 사립고, 특목고 유치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