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누굴 찍을까?18대 총선 유세전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종로구 종로 2가에서 시민들이 종로구 출마 국회의원 후보들의 포스터를 살펴보고 있다. 김호웅기자

“소금(야당) 없는 음식(여당)은 부패하기 마련입니다.”(통합민주당 손학규 후보) “지금 필요한 것은 ‘견제’가 아니라 ‘경제’입니다.”(한나라당 박진 후보)

30일 오후 서울 종로의 인사동 거리 유세에서 민주당 손학규 후보와 한나라당 박진 후보는 20~30분씩의 연설의 대부분을 ‘견제론’과 ‘안정론’에 할애했다. 서울 종로구는 선거운동이 중반전에 돌입하면서 여·야 거대 정국 이슈의 대리전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 ‘정치 1번지’라는 지역적 상징성과 함께 야당 대표와 여당 차세대 리더라는 후보들의 무게감이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손학규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동 유세에서 “소금 없는 음식은 부패한다”는 ‘소금론’과 “비행기는 양날개가 있어야 뜬다”는 ‘양날개론’을 역설하며 야당 지지를 호소했다. 손 후보는 30여분간 진행된 연설의 3분의 2 가량을 지역 이슈에 앞서 ‘거여 견제론’에 할애했다. 이명박 정부와 여당의 대운하 밀어붙이기 의혹, 대운하 반대 교수에 대한 학원 사찰 의혹, 정선 돈선거,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의 ‘대구·경북(TK) 핍박론’ 등을 거론하며 “1당 독재를 막기 위해서는 야당이 서야 한다. 민주당을 살려달라. 손학규를 세워달라”고 역설했다. 유세장에 모인 일부 시민들은 “후보가 목이 많이 쉬었네”라고 동정 섞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손 후보 유세가 끝나고 30분 후 같은 장소에 등장한 박진 후보는 “이번 선거는 이명박 정부가 10년 만에 교체해서 경제 살리고 국정을 안정시키고 국민 통합해서 선진국가 가느냐 하는 못 가느냐 하는 역사적 선거가 될 것”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견제가 아니라 경제”라고 역설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여당의 힘 있는 후보를 밀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박 후보는 “야당이 부처 줄이기, 총리 임명, 장관 인사 등 사사건건 발목을 잡았다”면서 “지금의 정권교체는 ‘미완성 교향곡’이다. 총선에서 과반 만들어줘야 정권 교체가 완성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또 “민주당이 왜 당 대표까지 종로에 내놔서 이목이 집중되도록 해서 저를 도와주느냐”며 “종로의 아들 박진이 수도권 총선 압승의 견인차가 돼 종로의 자존심을 확실히 세우겠다”고 해 청중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권로미기자 rom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