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군산 지역에서 4·9 총선 최대의 화두는 단연 ‘새만금’이다. 통합민주당 강봉균 의원, 무소속으로 출마한 강현욱 전 전북도 지사, 한나라당 간판을 내건 이종영 후보 등 3명의 주요 후보 모두가 제 1공약으로 내세울 만큼 새만금 개발은 이 지역 최대의 선거 이슈로 부각돼 있다. 지난해 11월 ‘새만금 사업 촉진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개발이 기정사실화되긴 했지만, 이제는 ‘누가 새만금 사업을 완성할 수 있는 적임자냐’를 놓고 격돌하는 모양새다.

3선에 도전하는 강 의원은 “새만금 사업을 시작하게 만든 강봉균이 책임지고 개발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논리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강 의원 측은 “새만금 특별법 제정을 주도했고, 새만금과 관련해 각종 규제를 줄이는 노력을 계속해왔다”며 “특히 지난 연말에는 이 일대가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으로 선정됐다. 강 의원이 새만금을 시작했으니 마무리까지 확실하게 지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강 의원 측은 산업지역과 국제해양관광단지, 연구소와 주택단지 등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새만금 발전 구상을 내놓았다. 또 경제자유구역의 성패는 국내외 대기업 유치에 달려 있는 만큼 외자유치 능력을 강조하는 한편, 오랜 관료생활 동안 쌓은 정부 인맥의 힘을 내세우고 있다. 강 의원 측 관계자는 “외환위기를 주도적으로 극복했던 국제감각을 갖춘 인물이다. 외자유치 능력은 이미 검증받았다”며 “또 야당이기는 하지만 경제관료 출신으로 유관 부처에 후배들이 수두룩하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 측은 군산이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인데다, 청와대 인선 등에서 나타난 호남 홀대 등 정치적 문제까지 겹쳐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강 전 지사 측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새만금 TF팀장을 맡았던 점과 ‘강만금’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새만금 사업에 애착을 가져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강 전 지사측 관계자는 “인수위에 참여해 새만금 로드맵을 일부 수정했다. 당초 토지사용 목적이 농지 70, 산업용지 30이었던 것을 농지 30, 산업용지 70으로 바꿔놓았다”며 “고부가가치 산업을 일으킬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새만금 현장시찰을 할 때 동행한 점, 이 자리에서 개발시기를 10년 정도 앞당기겠다고 약속하고 관광지 개발은 우선 착수하도록 지시한 것 등을 들어 ‘새만금을 완성할 실력자’임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강 전 지사 측 관계자는 “솔직히 출발이 늦어 열세를 인정하지만, 그동안 새만금에 대해서는 엄청난 욕심을 보여온 것을 주민들이 알고 있다”며 “도지사 시절 새만금 공사가 중단됐을 때, 주민 1만여명과 함께 서울 여의도에 올라와 시위하면서 직접 삭발까지 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세아제강 대표이사 출신의 이 후보는 “새만금 프로젝트 완성은 한나라당 의원만이 해낼 수 있는 일”이라고 역설했다. 이 후보는 “강 의원과 강 전 지사가 서로 새만금과 관련해 자신들이 여러 가지를 해냈다고 주장하는데, 20년만에 겨우 둑을 막은 것밖에 더 있느냐”며 “새만금 사업은 한나라당 정부가 들어선 이제부터 시작이다. 몇조원이 들어가는 대형 프로젝트를 야당 의원이나 무소속 후보가 무슨 수로 완성할 수 있느냐”고 맞섰다. 그는 “바닥 민심도 민주당이라고 무조건 찍겠다는 것이 아니라, 군산을 발전시킬 수 있는 당을 지지하겠다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군산 = 김성훈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