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호남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이효선 경기 광명시장이 이번에는 재미교포들 앞에서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광명시협의회는 지난 14일 민주평통 광명시협의회와 워싱턴협의회의 자매결연 체결 뒤 열린 공식오찬에 참석한 이 시장이 “워싱턴에 가보니 검둥이들이 우글우글하던데 무서워서 어떻게 사느냐”는 흑인 비하 발언을 했다고 18일 밝혔다. 당시 오찬장에는 민주평통 광명시협의회와 워싱턴협의회 임원 26명이 참석하고 있었다.

이 시장의 이같은 발언이 이어지자 인권운동을 하는 일부 워싱턴협의회 임원들은 오찬 도중 화를 내며 밖으로 나가 행사가 엉망이 됐다. 미국 워싱턴DC 지역 한인들로 구성된 민주평통 워싱턴협의회는 광명시협의회와 대북지원사업 등을 위한 자매결연을 맺기 위해 지난 12일 입국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이 시장은 당초 “검둥이라고 발언하지는 않았다”고 발언내용을 부인했다. 그러나 워싱턴협의회 측에서 발언내용을 녹취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17일 오전 박준철 광명시협의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 박 회장은 “이 시장이 오전에 전화를 걸어 검둥이라고 발언한 내용을 인정하고 사과했다”며 “하지만 오늘 아침 출국한 워싱턴협의회 임원들이 공식적인 서면 사과를 요구하고 있고, 워싱턴 현지 회의를 통해 공식대응하겠다고 밝혀 쉽게 파문이 가라앉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미국 현지 가이드들이 ‘흑인들을 조심하라’고 주의했던 내용을 워싱턴협의회 임원들에게 이야기하면서 뜻이 와전된 것 같다”며 “검둥이라는 표현을 한 것은 확실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워싱턴협의회 임원들이 이른 아침 출국해 사과를 직접 하지 못했지만 내일 다시 전화를 걸어 사과하겠다”고 말했다.

도의원 출신으로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광명시장에 당선된 이 시장은 지난해 7월 공식 오찬석에서 호남비하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킨 뒤 탈당했다. 광명 = 김형운기자 hw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