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과수 폭포 혁신포럼’이라는 외유성 해외시찰로 물의를 빚어 조기귀국한 모 공기업 감사가 17일 오후 인천공항을 빠져나오다가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항변하고 있다. 영종도 = 김호웅기자

남미 이과수 폭포로 해외시찰에 나섰다가 물의를 빚은 공기업 감사들중 7명은 나머지 일정을 취소하고 17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조기 귀국했다. 이들 감사 가운데 일부는 공항에서 취재진의 질문이 쇄도하자 “우린 단순 참가자” 또는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등 국민적 비난 여론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내보였다.

예금보험공사 이양한 감사는 “이과수 폭포 관광을 일정에 넣은 사람들은 따로 있다”며 “회사에서 사장이 가면 그냥 따라가지, 일정을 알고 가는 건 아니지 않은가, 우린 대표가 따로 있지 않고 시작부터 동등한 처지로 갔다”고 말했다. 외유성 출장이라는 지적에 대해 이 감사는 “예산처와 감사원이 감사를 하기 때문에 잘못한 것은 밝혀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귀국전 로스앤젤레스의 한 노래방에서 음주했다는 보도와 관련, 이 감사는 “사람들이 (세미나에) 가지 못하고, 여행도 못 가고 그럼 어디에 있어야 하나. 소주라도 있어야 한다. 한국사람들도 노래방 가지 않나”고 반문했다.

한국산업안전공단 금승기 감사는 “각 기관이 필요해서 출장을 간 것인데 너무 한 묶음으로 보는 것이 안타깝고 출장비는 공식절차를 거쳐 예산이 나온 것으로 적절한 절차를 밟아 정당하게 결제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래방 음주에 대해서도 “먼곳에 가서 안좋은 소식을 듣다보니 기분이 울적해 몇몇이서 술잔을 기울였다. 하지만 여성도우미를 부른 일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공기업 감사는 언론과 전화통화에서 “물의를 빚어 죄송하지만 배울 것 없는 남미에 놀러 갔다는 지적에는 동의할수 없다”며 “공공기관 감사는 연수차원에서 1년에 한번 해외를 방문하는 게 관행이었고 이번에도 그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감사는 “적절치 못한 행동”이라며 국민들에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토지공사 최교진 감사는 “이렇게 물의를 일으킬지는 몰랐다. 너무 당혹스럽고 국민들에게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요한 국가로 떠오르는 남미국가들을 꼭 연구하고 싶어 갔지만 결론적으로 신중치 못한 행동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일부 감사는 “원인이야 어찌 됐든 당초 일정이 취소된 만큼 소속 기관에서 지원한 800만원을 각자 반납키로 했다”면서 출장비를 반납할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소방검정 강신욱, 가스안전공사 최동규 감사는 이미 지난 15일 귀국했으며 나머지 12명의 감사들도 항공편이 마련되는 대로 조만간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입국장에서는 시민단체 ‘활빈단’단원들이 ‘미꾸라지 몇마리가 맑은 강물을 흙탕물로 만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귀국하는 감사일행에서 미꾸라지를 뿌려 한바탕 소란이 일기도 했다.

윤두현기자 ydh1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