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부처 산하의 국책연구기관장이 대중강연 장소에서 여성의 신체를 비하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18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정보통신부 관료출신인 석호익(55) KISDI 원장은 지난 15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1세기 경영인클럽 5월 조찬강연’에 참석, ‘우리나라 정보기술(IT)의 현황과 2007년 전망과 당면과제’를 주제로 강연했다. 석 원장은 공기업과 일반 기업인 등 30명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강연도중 21세기 성장동력중 하나로 여성인력활용의 중요성을 거론하다가 느닷없이 “여성이 남성보다 더 진화했다. 여성이 ‘구멍’이 하나 더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석 원장의 발언은 여성의 신체를 지칭한 것으로 이해돼 일부 참석자들은 웃음을 짓기도 했지만 상당수는 침묵하거나 언짢은 표정을 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 과정에서 “16세까지는 여성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남성보다 우월하다. 그 이후에도 남성보다 더 잘한다. 사관학교와 경찰대 수석합격자가 여자고, 사법시험에서도 여성합격자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행정고시에 합격, 고위관료를 거쳐 IT부문 국가전략 및 정책 수립을 지원하는 연구기관 수장을 맡고 있는 지도층 인사가 공공장소에서 행한 발언으로는 매우 부적절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석 원장은 17일 “정보통신의 미래경쟁력 확보 과정에서 여성인력의 활용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려 했다”면서 “표현이 적절치 않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었겠지만 결코 여성을 폄훼하거나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석 원장은 행시 21회에 합격해 정통부 우정국장, 기획관리실장, 정책홍보관리실장(1급)등을 거쳐 지난해 5월 KISDI 원장에 취임했으며 ‘통일 IT포럼’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이민종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