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감사들이 혁신감사 시찰 명목으로 남미지역을 택한 데 대해 주무부처인 감사원측은 “남미국가가 감사의 선진국이라는 것은 전혀 처음 듣는 얘기”라고 밝혔다.

감사원의 한 관계자는 18일 “남미가 감사제도에 있어 선진적이라는 얘기는 처음 들어본 얘기”라면서 “더욱이 최근 정보교류도 자유로워져서 굳이 남미에 직접 가서 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우리나라는 세계감사원장회의(INTOSAI)이사국으로서 세계적 지위가 있고 감사제도면에서 선진국이기 때문에 감사관련 혁신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이 지역에 대규모 출장을 갈 필요는 없다고 본다”면서 “감사원은 주로 미국 의회 산하 회계감사국(GAO) 등으로 직원연수를 보내 시스템을 공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감사원의 다른 관계자는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및 정부투자기관의 감사 책임자가 감사 업무를 태만하게 하고 있다고 인정될 때 감사원이 교체를 권고할 수 있다”면서 “감사원이 갖고 있는 감사 교체권고권을 적극 행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공기업 감사들의 이과수폭포 외유파문에 대해 뒤늦게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천호선 대통령비서실 대변인은 17일 “공기업 감사들의 해외 세미나에 대해 논란이 있어 민정수석실 차원에서 조사에 착수키로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당초 공기업감사들의 이과수폭포 외유는 이들의 임명 자체에 문제가 있다기보다 직무수행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인 만큼 이들을 추천, 임명한 청와대는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여론이 악화되자 청와대 자체 조사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천 대변인은 청와대의 입장변화와 관련, “문재인 비서실장 주재 일일상황점검회의에서 이 같이 결정했다”며 “일단은 엄정한 조사에 집중할 방침이며, 제도적 개선점에 대한 검토는 시차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18일 공공기관 감사들의 남미 외유와 관련해 논평을 내고 “공공기관 감사들은 청와대 인사추천위의 심사를 거쳐 임명되므로 이번 사건의 1차적 책임은 코드 인사, 보은 인사를 한 청와대에 있다”며 “사실상 공범인 청와대가 조사에 나서는 것 자체가 난센스이자, 진정성이 없는 면피성 몸짓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대통령 자문 국가균형발전위원회(위원장 성경륭)가 지역혁신 해외정책연수 명목으로 산하 지역혁신협의회 관계자들과 함께 추진하던 남미출장은 전면 취소됐다. 국가균형발전위 관계자는 “행사 취지와 프로그램 성격의 적합성 문제를 검토한 끝에 공기업 감사연수문제 등으로 인해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만큼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일정을 취소키로 했다”고 밝혔다.이미숙·권로미기자muse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