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1일~9월 11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2005세계평화축전’은 ‘평화’라는 추상적인 주제를 기부 문화라는 구체적인 행위로 바꿔내고 있다는 데서 여타 축제와 다른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축전에 참가한 사람은 누구나 아주 간단한 행위를 통해 ‘평화를 위한 이벤트’에 참가할 수 있고 기부금을 낼 수 있다. 그 가장 중요한 행사가 촛불파빌리온에 불을 밝히는 행사이며 통일기원 돌쌓기 행사다.

◈평화를 위한 촛불=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에 있는 음악의 언덕 한편에 조성된 촛불파빌리온은 온라인에서도 불을 켤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의 생일에, 또는 기념하고 싶은 날에 촛불을 켜고 싶은 사람은 행사장에서 또는 온라인(www.peacef.org)으로 신청하면 그 날짜에 맞춰 불을 켜주고 상대에게 연락해준다.

길이 50m에 이르는 파빌리온(대형사각 천막, 임시 전시관)에 3000개의 촛불을 밝히는 이 행사는 기부자들이 일정한 금액을 내고 촛불을 켜는 것으로 이번 축전의 의미를 가장 잘 표현하는 프로그램이다. 주최측에서는 올해 이 ‘우리 모두의 아이들-생명촛불 파빌리온’행사를 통해 약 100억원의 기부금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돈은 유니세프(UNICEF)를 통해 지구촌의 가난한 아이들에게 전달된다. 특히 기부금의 30%는 북한어린이들에게 보낸다. 촛불 하나하나가 불을 밝힐때 질병과 가난에 시달리는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평화로운 세상’에 한발짝 다가설 수 있는 셈이다.

안성기(영화배우) 유니세프 친선대사는 “평화를 기원하는 2005년 세계평화축전에서 평화를 향한 우리의 마음을 전할 수 있고, 작은 촛불 하나가 세상을 밝히듯 우리의 작은 실천이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 것”이라며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했다.

생명촛불 파빌리온은 8월1일~9월 11일 운영되며, 기부 금액은 촛불이 켜져 있는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12시간(1만원·10달러), 24시간(1만5000원·15달러), 48시간(2만원·20달러), 72시간(5만원·50달러) 등이다. 영원한 생명촛불(꺼지지 않는 생명의 초)은 10만원(개인), 30만원(단체) 5000만원(기업)등이 있다.

1일 오후 8시에 진행되는 점등식에는 손학규(세계평화축전 대회장) 경기도 지사, 구스마오 동티모르 대통령, 리마살라 유니세프 부총재 등이 참석한다. 세계평화축전이 별도의 개막식 없이 치러지기 때문에 점등식이 곧 축전의 시작이다. 점등식에 이어 경기도와 유니세프의 협약식 체결, 안숙선 명창의 판소리, 축제 연주단, 육태안의 수벽치기 전통 예법 등의 공연이 펼쳐진다.

◈통일의 돌쌓기와 만남의 뜰=희망은 간절히 기원하면 이뤄진다. 통일의 염원을 담은 돌을 쌓는 ‘통일기원 돌무지’는 세계 유일의 분단지역인 한반도의 통일을 기원하고 북한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우리 겨레의 소망이 차곡차곡 쌓이는 의미 있는 행사인 셈이다.

행사 참여방법은 평화축전 행사장 입구의 돌무지에 돌판을 기부하면 된다. 이 돌판에는 통일에 대한 염원이 담긴 기부자의 메시지가 기계장치를 통해 새겨진다. 참가는 행사장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서도 할 수 있다. 돌무지는 광복절에 그 모습을 드러내며, 기부금은 북한의 어린이들을 위해 쓰인다.

만남의 뜰은 인터넷을 통해 운영되는 사이버 공간으로 세계에 흩어져 있는 이산가족들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그들의 만남을 도울 수 있도록 하는 국제 이산가족 찾기 프로그램이다. 경기도는 세계평화축전 홈페이지를 통한 검색과 등록이 가능하도록 이산가족찾기 프로그램을 개발, 제공한다. 또 전 세계 이산가족 관련 단체들과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향후 허브(hub)사이트로 만들 계획이다.

◈비폭력 평화트레이닝=학원 폭력의 문제점을 고민하는 교사 등을 대상으로 비폭력 연수 행사를 갖는다. 평화적인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실질적인 교육으로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평화교육 전문가를 양성하는 행사로, 서로 존중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것에 대한 논의와 이를 실천하는 방법 등이 주제다.

교육프로그램은 학원 내 폭력 및 학생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고민하는 현직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비폭력 평화교육’, 사회복지센터 등에서 활동하거나 비폭력 평화트레이닝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 위주의 ‘비폭력 트레이닝’두 가지로 구성됐다. 교사 대상 연수는 8월 2~4일 예술마을 헤이리에서 ‘미래의 평화세대를 키운다’를 주제로 열린다. 일반인 대상은 5~8일 개최된다.

김순환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