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열풍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온 국내 식품 업계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의 각종 규제와 상호관세 장벽에 부딪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한국산 25% 상호관세 부과 방침에 더해 최근 미국 내에서 도입된 다양한 식품 규제도 수출을 더욱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수입 경보(Import Alert) 99-48’ 권한을 발표했다. 이는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화학물질(PFAS)이 검출된 식품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건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수준’의 PFAS가 발견된 식품과 해당 기업은 물리적 검사 없이 수입 보류 대상이 될 수 있다.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FDA에 소명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다만 건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수준의 구체적인 기준치가 아직 확립되지 않아 꾸준한 규제 동향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업계는 설명했다.

미국으로 수출되는 가금류 제품에 대한 검역·검사 지침도 개정됐다. 이에 따라 미생물 검사 결과 부적합한 가금육과 제품은 재검사 요청 불가와 해당 원료 사용 금지 규제를 적용받게 된다. 아울러 나트륨 섭취량 감소 지침도 미국 수출 시 유의해야 할 사항으로 꼽힌다. 미국인 90%가 권장량보다 50% 이상 나트륨을 섭취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FDA는 2020년부터 올해까지 14세 이상 나트륨 섭취량을 2300㎎으로 제한하라고 권고한 데 이어, 지난해 섭취량을 2750㎎으로 줄이기 위한 2단계 계획을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현지에 생산 공장을 두지 않고 제품을 전량 수출하고 있는 업체들을 중심으로 비상등이 켜졌다. ‘불닭볶음면’으로 미국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는 삼양식품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아직 미국 매출이 많지는 않지만 오리온도 이번 상호관세 조치로 일부 타격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미국 생산공장 설립은 어려운 만큼, 국가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