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대국민담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 선고 직후 대국민담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향후 국정운영 방향은

尹 파면 선고 직후 대국민담화
“두번째 국가 원수 탄핵 ‘불행’
차이 접어두고 지혜 모아달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 조속 추진
통상위기 기업 지원책 마련 집중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를 인용하면서 오는 6월 초로 예상되는 대통령 선거일까지의 국정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금처럼 맡게 된다. 한 권한대행은 헌재 결정에 따른 사회 분열을 막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발(發) ‘관세전쟁’에서 국익 저하를 막는 데 전념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권한대행은 헌재 결정이 내려진 이날 탄핵소추 인용 직후 대국민담화를 통해 “헌정 사상 두 번째로 현직 국가원수의 탄핵이라는 불행한 상황이 발생한 것을 무겁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국가 안보와 외교에 공백이 없도록 굳건한 안보태세를 유지하겠다”며 “통상전쟁 등 당면한 현안에 대한 대처에 일체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고 각종 재난에도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차기 대통령 선거 관리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정치권과 국회에 “차이를 접어두고 힘과 지혜를 모아달라”고 부탁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긴급 국무위원간담회나 국무회의를 소집, 국정운영 대책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 보장을 위해 전군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모든 위기 상황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대비해 달라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은 2004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과 2016년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됐을 때 각각 고건·황교안 권한대행을 보좌한 경험이 있어 국정 혼란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 권한대행은 2004년 고건 대행 시절 국무조정실장으로 재직한 경험도 있다. 총리실 관계자는 “지난달 24일 복귀 당시부터 다양한 정국 상황에 대비한 것으로 안다”며 “업무 차질이나 이로 인한 혼란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 권한대행은 양극단 지지자에 의한 사회 분열을 막고 질서를 유지하는 데 당분간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필요할 경우, 수시로 치안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하고, 사회 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천명하는 등 엄정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통상 대응에도 전력을 다할 방침이다. 한 권한대행은 ‘긴급 경제안보전략 TF(태스크포스) 회의’를 중심으로 민·관 합동 관세 대응 대책을 지속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동시에 자동차 등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로 직격탄을 맞은 기업들에 대한 긴급 지원 대책을 서둘러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한 권한대행은 또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도 이른 시일 내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한 조기 대선 관리’도 한 권한대행의 과제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대통령 파면 후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하고, 대통령 권한대행은 헌재의 탄핵 결정 선고 10일 이내에 대선일을 공고해야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대선일은 5월 24일부터 6월 3일 사이에 대통령 권한대행이 정한다”고 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