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국민갈등 봉합’ 공감대
여론조사서도 ‘수용’이 73%

지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문재인·안철수·유승민 등 여야 대선주자 대부분이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와도 승복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탄핵에 찬성하는 ‘촛불 세력’과 반대하는 ‘태극기 세력’ 간 ‘민민(民民) 충돌’을 막고 승복을 통해 분열된 국론을 통합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로 해석된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시 차기 대선주자로서 지지율 1위였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 탄핵심판 선고 시점이 다가오자 “탄핵 기각 시 혁명밖에 없다”는 기존 입장을 버리고 “기각이든 인용이든 정치인들은 그 결정에 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야권 주자로서는 첫 ‘승복’ 메시지였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역시 입장을 바꿔 “헌법 절차에 따른 결과를 승복해야 한다”며 “정치인의 행동은 헌법질서 존중이라는 마지막 결론을 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모든 것은 헌법 절차대로 진행돼야 한다”며 “그것이 민주국가이고 준법정신 아닌가”라고 밝혔고,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결론이 어떻게 나오더라도 모두 승복하고 더 이상 국론이 분열되지 않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했다.

헌재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정을 내린 2017년 3월 10일 이전 진행된 여론조사에서도 ‘나의 의견과 헌재 결정이 다르더라도 수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게는 70%대까지 형성됐다. 국민일보·한국사회여론연구소(조사 기간 3월 3∼4일) 조사에서 헌재 결정에 대한 수용 의사를 묻는 항목에 응답자의 73.4%가 ‘수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수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21.2%였다. JTBC·한국리서치(3월 6∼7일) 조사에서도 63.9%가 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불복하겠다는 응답은 31.6%였다. 다만 조선일보·칸타퍼블릭(3월 3∼4일) 조사에서는 ‘무조건 인정하고 승복해야 한다’가 50.6%, ‘결정문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반대 의사를 밝혀야 한다’가 44.6%였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