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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싹 속았수다’열연 아이유
임상춘 작가에 장문의 문자

“9할이 감사함, 1할이 죄송함입니다.”

가수 겸 배우 아이유(사진)가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를 마치며 이를 집필한 임상춘 작가를 향한 마음을 이같이 고백했다.

아이유는 극 중 애순과 금명, 1인 2역을 소화하며 1960∼2020년을 관통하는 한 여성의 일생을 온몸으로 웅변했다. 2일 서울 장충동의 한 호텔에서 만난 아이유는 필명을 쓰며 좀처럼 신상을 드러내지 않는 임 작가에 대해 “작가님과 첫 미팅에서 ‘1인 2역을 하게 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제 심장이 뛰었다”면서 “11부 대본까지 읽고 터져나가는 말을 주체할 수 없어서 장문의 문자를 드렸다. 답장은 10글자 내외로 부탁드렸는데, 마음이 쓰이셨는지 역시 장문의 답장을 해주셨다. 제가 시간을 뺏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연락드리기 조심스럽고 어려운 분”이라고 말했다.

주고받은 문자 내용을 묻는 말에 아이유는 “10할 중 9할이 감사하다는 말이었다. 이 판에서 제가 놀아본 게 너무 신이 났다. 극 중 대사처럼 ‘지은이 한 번 크게 놀았다’는 느낌”이라면서 “남은 1할은 죄송함이다. 이렇게 좋은 기회를 주셨는데 제가 더 잘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들어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폭싹 속았수다’의 연출은 아이유와 ‘나의 아저씨’를 합작했던 김원석 감독이 맡았다. 두 작품을 비교해달라는 주문에 아이유는 “‘나의 아저씨’의 지안이 그늘에서 시작해 볕으로 나오는 인물이라면, 애순은 볕에서 시작해서 그늘을 만나지만 굴하지 않고 다시 햇볕을 찾는 인물”이라면서 “제가 출연했던 작품 속 인물들은 상처나 그늘이 많았기 때문에 애순 캐릭터가 더 욕심이 났다”고 속내를 밝혔다.

아이유는 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정서를 담은 대사로 ‘살면 살아진다’를 꼽았다. 그러면서 “이 작품 안에는 가족, 여성, 그리고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는 사랑 이야기가 있다”며 “결국 ‘살아라’라는 위로를 건넨다”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