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V리그 여자 챔피언결정 2차전
흥국생명, 정관장에 3-2 역전승
김 “3차전서 끝낸다” 재차 강조

인천=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

“전에는 우승을 해도 울진 않았어요. 공개적인 자리에서는 울지 않지만 이번에는 펑펑 울더라도 예쁘게 봐주세요.”

흥국생명은 2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2 역전승을 거뒀다. 상대의 맹렬한 공세에 막혀 1, 2세트를 내줬던 흥국생명은 뒤늦게 경기력을 회복해 3세트부터 우세한 흐름으로 경기해 챔피언결정 1·2차전을 모두 승리했다.

이날도 흥국생명 승리의 중심에는 ‘배구여제’ 김연경(사진)이 있었다. 5세트에만 6점을 책임지는 등 팀 최다 24득점으로 화려한 ‘라스트 댄스’를 선보였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김연경 없인 승리도 없었다”고 표현했고, 고희진 정관장 감독조차 “5세트의 김연경은 대단했다. 지난 3년 동안 상대한 것 가운데 가장 좋은 타점과 각도였다”며 혀를 내둘렀을 정도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배구여제’ 김연경이지만 나이를 잊은 맹활약엔 이유가 있다. 바로 자신을 응원하는 ‘팬’의 존재다. 삼산체육관에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경기하는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던 이날 역시 만원 관중이 함께했다. 1차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매진이다.

2일 경기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김연경은 “팬들께 인사를 하며 눈물을 애써 참았다”고 고백했다. 김연경은 “경기가 끝나고 팬들의 응원이 머릿속을 빠르게 스치고 지나는데 나도 모르게 마음이 울컥했다. 오늘 같은 기분이라면 우승을 하고 나면 펑펑 울 것 같다”고 털어놨다. 1차전 승리를 이끈 뒤 ‘3차전 이후엔 경기가 없다고 생각하겠다’는 분명한 각오를 선보였던 김연경은 “우리 팬들은 다시 (인천으로) 돌아오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대전 원정에서 반드시 마무리하겠다”며 재차 3차전 승리 의지를 강조했다.

김연경의 맹활약을 앞세워 안방에서 열린 두 경기를 모두 챙긴 흥국생명은 2018∼2019시즌 이후 첫 통합우승에 마지막 1승만을 남겼다. V리그 여자부 최다인 5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들 수 있다. 통합우승도 네 번째가 된다. 김연경은 V리그 데뷔 시즌인 2005∼2006시즌과 2006∼2007시즌에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통합우승을 경험했다. 자신의 V리그 경력의 시작과 마지막을 모두 통합우승으로 장식할 기회다. 김연경의 진짜 마지막 V리그 출전이 될 수 있는 챔피언결정 3차전은 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