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문 빨간불 뜨면 바로 아웃”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량 해고 통보로 직장을 잃은 한 공무원이 해고 통보 상황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한국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과 같다고 한탄했다.

2일 워싱턴DC 지역 방송 WTOP에 따르면 전날 아침 보건복지부 청사 앞에는 출근하기 위한 직원들이 줄을 서 있었다. 출입증을 갖다 댔을 때 입구에 달린 전자등에 ‘초록불’이 들어오면 계속 근무 가능하고, ‘빨간불’이 들어오면 즉시 해고를 의미했다. WTOP는 만우절에 벌어진 이 상황을 두고 “장난이 아니었다”며 “배지가 작동하지 않으면 일자리를 잃었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이날 2시간가량 차례를 기다린 뒤 해고를 확인한 보건복지부의 한 공무원은 “그것은 마치 ‘오징어 게임’ 같았다”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 속 순식간에 참가자들의 생사가 갈리는 상황을 빗댄 것이다. ‘오징어 게임’에서 가장 잘 알려진 게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미국에서는 ‘레드 라이트, 그린 라이트(Red light, green light)’로 통한다.

한 보건복지부 소속 직원은 “우리가 곧 보게 될 것은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이 증가하고 가장 소외된 지역사회가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것”이라며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다른 직원도 “이 나라에 봉사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면서도 “사람들이 우리를 그렇게 쉽게 해고하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라고 덧붙였다.

정지연 기자 jjy0725@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