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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 삼성 ‘환상의 테이블 세터’ 1번 김지찬·2번 이재현

김, 12득점·출루율 0.556
뛰어난 순발력·선구안 탁월
이, 11득점·출루율 0.588
정확한 스윙에 수비도 좋아
팀은 65득점 ‘압도적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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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차린 밥상에 먹을 것도 많다!”

2025 신한 쏠(SOL) 뱅크 KBO리그 개막 후 화끈한 공격력을 뽐내고 있는 삼성의 1, 2번 ‘테이블 세터’가 눈길을 끌고 있다. 테이블 세터는 ‘밥상을 차리는 사람’이라는 뜻. 3∼5번 중심타선이 ‘밥(득점)’을 잘 먹으려면 맛있는 밥상을 잘 차려야 하기에 나온 표현이다.

올해 삼성의 테이블 세터는 김지찬과 이재현이다. 둘은 시즌 개막 후 팀 공격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1일 기준, 삼성 테이블 세터의 타율은 0.426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빼어나다. 이 부문 최하위인 한화(0.131)와는 무려 3할 이상 차이. 특히 김지찬과 이재현은 나란히 득점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출루율도 김지찬이 0.556, 이재현이 0.588이다.

가장 먼저 나가는 타자들이 진수성찬을 차려주니, 삼성의 화력도 대폭발 중이다. 공동 2위인 삼성은 1일까지 팀 득점 1위(65개)와 팀 타점 1위(56개), 팀 홈런 2위(12개)를 자랑 중이다. 삼성은 10개 구단 중 60점대 고지를 가장 먼저 밟았다. 김지찬과 이재현이 밥상을 차려주면 구자욱-강민호-르윈 디아즈 등 중심타선이 여지없이 먹어치웠다.

톱타자 김지찬은 현재 타율 0.484(31타수 15안타)에 12득점, 3도루를 기록 중이다. 최다안타는 전체 1위, 0.484의 타율은 2위다. 키 163㎝의 김지찬은 리그에서 최단신이지만 방망이 실력은 누구에게도 떨어지지 않는다. 김지찬이 단신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할 수 있었던 건 선구안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왼손타자인 김지찬의 지난해 타석당 투구 수(NP/PA)는 3.78개로 리그 전체 10위였다. 타석에서 볼넷을 많이 고르고, 파울 등으로 투수를 괴롭힌다는 뜻. 여기에 순발력이 뛰어나 수비 범위가 넓고 번트, 히트 앤드 런 등 작전 이해력이 무척 좋다는 것도 김지찬의 큰 장점이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김지찬이 출루율이 높다 보니 중심타선으로 연결이 잘 되고 있다. 연결고리 역할이 크다”고 칭찬했다.

2번 타자 이재현도 타율 0.391(34타수 9안타), 2홈런, 11득점의 빼어난 성적을 유지 중이다. 이재현은 매년 타격 성적이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홈런 개수는 해마다 늘고 있다. 이재현은 데뷔 첫해인 2022년 7홈런을 때렸지만, 2023년 12개, 지난해엔 14개를 남겼다. 올해도 벌써 2개의 홈런 아치를 그렸다. 이진영 삼성 타격코치는 “이재현은 중심이동이 잘 된다. 정확한 스윙을 끝까지 밀고 나간다”고 분석했다. 그런데 올핸 힘이 더 붙을 전망이다. 이재현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야구 전문 프로그램 시설인 CSP(Cressey Sports Performance)에서 3주짜리 단기 연수를 받았다. 한 야구인은 “CSP는 타자들의 파워를 늘려주는 프로그램이 강점인 곳”이라고 귀띔했다.

삼성 테이블 세터는 밥상만 차린 게 아니었다. 지난해 2루수에서 중견수로 포지션을 변경한 김지찬은 올해 한층 정교해진 수비 솜씨를 자랑하고 있다. 박 감독은 “지난해 풀타임을 뛴 경험으로 올핸 타구를 따라가는 부분에서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주전 유격수인 이재현은 올해 여유가 더 생겼다는 평가. 현역 시절 명유격수로 명성을 날린 박 감독은 “이재현의 수비는 갈수록 더 좋아질 것이다. 경험이 많이 쌓였고, 이제 강약 조절을 할 줄 안다”고 기대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