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회장 보유 ㈜한화 지분
세 아들에 증여… 장남 최대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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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사진) 한화그룹 회장이 지주사 격인 ㈜한화의 보유 지분 가운데 절반인 11.32%를 세 아들에게 증여하며 경영권 승계를 완료했다. 이번 증여로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 의결권이 20.85%로 높아져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재계는 김 회장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로 경영권 승계 편법 지원 의혹이 제기되자 ‘지분 증여’ 카드로 정면돌파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1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 회장은 보유한 ㈜한화 지분을 김 부회장과 차남 김동원 사장, 삼남 김동선 부사장에게 각각 4.86%, 3.23%, 3.23%씩 증여했다. 이로써 ㈜한화의 지분율은 한화에너지 22.16%, 김 회장 11.33%, 김 부회장 9.77%, 김 사장 5.37%, 김 부사장 5.37% 등으로 조정됐다. 세 아들은 현재 한화에너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이번 지분 증여로 세 아들의 ㈜한화 지분율은 한화에너지 지분을 포함해 42.67%까지 높아지게 됐다. 특히 김 부회장의 의결권 비중은 20.85%로, ㈜한화의 최대주주가 된다.

전격적인 이번 증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와 한화오션 지분 인수가 사업 확장과 미래 전략에 따른 자본 확충이 목적임을 분명히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1조3000억 원을 투입해 한화에너지 등이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을 추가로 인수한 데 이어 최근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주주들 사이에서는 “지배구조 개편에 회삿돈을 쓰고, 미래 투자 자금은 주주에게 손을 벌렸다”는 불만이 제기되며 주가가 대폭 하락하기도 했다.

한화 측은 시장에서 제기했던 ㈜한화와 한화에너지 합병을 통한 승계 물밑작업 가능성에 대해서도 “합병할 이유가 없다”며 일축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3조6000억 원을 포함, 중장기적으로 11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구체적인 증여세 규모는 한 달 후인 4월 30일을 기준으로 전후 4개월 주가 평균 가격으로 결정된다. 업계에서는 3세 경영이 본격화한 만큼 장남인 김 부회장은 방산·조선·에너지, 차남인 김 사장은 금융, 삼남인 김 부사장은 유통·로봇 사업을 중심으로 전문 영역을 구축, 계열 분리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