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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1B’ 전문인력 직원에 권고
비자규정 돌연 변경 등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자 정책을 강화하면서, 외국인 전문 인력 유출에 대한 테크 기업들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기업들은 출국 후 재입국 불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외국인 직원들에게 미국을 떠나지 말 것을 권고하고 나섰다.

31일 워싱턴포스트(WP)가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구글, 아마존 등 주요 미국 빅테크 기업들에 법적 자문을 제공하는 로펌들은 H1B(전문인력 취업) 비자를 가진 회사 직원들에게 해외여행을 재고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최근 몇 주간 미국 정부가 친이란 무장정파 하마스·헤즈볼라와 연관이 있다고 의심되는 사람들의 비자와 영주권을 취소하는 등 비자정책을 강화하면서 자칫 미국을 떠났다가 입국이 불허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이민 전문 로펌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비자 신청자의 정치적 견해와 SNS 활동에 대한 심사 강화로 비자 규제를 강화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비자 규정이 돌연 변하거나 처리가 지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 동안 H1B 비자 거부율은 15%로 급증한 바 있다. 먼로 벤처스의 투자자 디디 다사는 “일부 정보기술(IT) 컨설팅업체의 비자 사기가 발각되면서 H1B에 대한 비판이 프로그램 전체 폐지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그동안 미국에서 출생하면 자동으로 시민권을 주는 출생시민권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전문직 이민자 테크 커뮤니티가 흔들리고 있다고 WP는 진단했다.

외국 인재 유출은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미국 테크 산업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2023년 기준 미국에서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에서만 약 3만 명의 박사가 배출됐는데, 절반 이상이 외국 출신이다. 이들 대부분은 H1B 비자를 소지하고 있다. 미국 시민권 및 이민서비스 데이터에 따르면 매년 추첨 시스템을 통해 약 6만5000개의 H1B가 승인됐다. 지난해 거대 기술 기업 중에서 아마존이 가장 많은 1만4764개의 H1B 비자 승인을 받았고, 구글(5369개)과 메타(4847개), 마이크로소프트(4725개), 애플(3880개) 등도 수천 개의 H1B 비자를 받았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