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달 4일 미국 조지아주에서 열린 트럼프 DEI 폐기 정책 반대 시위.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가 전 세계 어느 업체라도 미국 대사·영사관 등 해외 공관과 계약을 맺었다면 DEI(다양성·평등·포용) 규정을 준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해외 외교 공관과 공급 계약을 맺은 현지 기업에 ‘해당 연방 차별금지법의 준수에 관한 인증’이라는 제목의 설문지와 함께 ‘DEI 금지’ 행정명령을 준수하고 있는지 확인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프랑스에서도 파리 주재 미국 대사관이 일부 프랑스 기업에 DEI 정책 금지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낸 사실이 알려져 프랑스 당국이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한 스페인 당국자는 자국 기업들 역시 이러한 공문을 받았다면서, 필요한 정보를 제출하지 못할 경우에는 미국 정부로부터 비용 지급이 중단될 수 있다는 경고가 담겨 있었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전 정부의 DEI 정책을 폐기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이후인 지난 2월 11일 전 세계 미국의 해외 공관들에는 현재 계약을 맺고 있거나 제안을 검토하고 있는 모든 공급업체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DEI 금지’를 지키고 있다는 증명서를 받아내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다만 이런 지시에 따라 미국의 해외 공관들로부터 공문을 받은 기업이 정확히 몇 곳이며 각 기업이 미국과 맺은 계약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파악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 문제와 관련해 태미 브루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해외 기업들이 미국 대사관 등으로부터 받은 고지는 "대통령으로부터의 행정명령을 준수하기 위한 노력이며, 본질적으로 현지 영사관과 대사관에 대한 자체 인증 성명"이라고 말했다.

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