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박일하 동작구청장이 지난달 13일 노량진동 동작취업지원센터에서 열린 청춘 토크쇼에서 청년구청장들과 밸런스 게임을 하고 있다. 동작구청 제공

■ 서울인사이드 - 박일하 동작구청장

청년구청장들과 청춘토크쇼
月 6만원 식비상품권도 제공
“기발한 생각 다 실행해보고파”

‘월세 1만 원의 청년 주거 지원 vs 매달 6만 원 식비 지원’ ‘청년 문화생활비 지원 vs 자격증 응시료 및 축하금 지원’.

최근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동작취업지원센터에서 열린 ‘청춘 토크쇼’에서 나온 ‘밸런스 게임’ 문제들이다. 선택지로 제시된 청년정책을 전부 시행하는 지방자치단체는 동작구가 유일하다. 특히 박일하 동작구청장이 직접 청춘 토크쇼에 참여해 15명의 ‘청년구청장’들과 유쾌한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동작구는 전국 최초, 서울 최초 등 ‘최초’ 타이틀이 붙은 정책을 잇달아 선보이며 지자체 청년정책을 선도하고 있다. 청년정책을 제안하고 모니터링하는 청년구청장 제도 역시 동작구가 2023년 전국에서 가장 먼저 도입한 것이다.

1일 동작구에 따르면, 첫 게임에서는 ‘만원주택’으로 알려진 ‘청년 주거 지원’이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서울 한복판 만원주택’이 동작구를 대표하는 청년정책임을 보여준 것. 박 구청장도 만원주택에 한 표를 보탰다. 동작구는 지난해 4월 상도동 ‘양녕청년주택’으로 서울 최초 만원주택 시대를 활짝 열었다. 청년들이 주거 안정 속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게 디딤돌을 놓아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정책이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신혼부부(예비 신혼부부 포함)를 위한 만원주택도 선보여, 올해 초 입주가 시작됐다.

동작구 출자기관인 ‘대한민국동작주식회사’ 수익금을 지정기탁금으로 활용해 월세 차액을 지원한다. 입주자들은 월 1만 원만 부담하면 된다. 만원주택으로 불리는 이유다. 현재 미혼 청년 16명과 신혼부부 7쌍이 만원주택에서 저마다 취업과 내 집 마련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이들이 자립해 나가면 새로운 청년들이 다시 입주하게 된다. 박 구청장은 이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선순환 체계가 완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작구는 만원주택을 추가로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이에 더해 올 상반기 중에는 자치구 최초로 청년 1인 가구와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동작형 월세 특별 지원’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미지 크게보기 박일하(오른쪽) 동작구청장이 사당동 신혼부부 만원주택 입주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청년구청장 강민형 씨는 지역 음식점과 상생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며 유일하게 만원주택 대신 ‘식비 지원’을 골랐다. 이는 동작구가 올해 전국 최초로 시행하는 사업이다. 고물가 시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의 경제적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겠다는 취지로 마련한 정책이다. 식비를 동작사랑상품권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소상공인과 지역경제도 살리는 일석이조 정책이 될 것으로 구는 기대하고 있다. 이달 중 1인 가구 미취업 청년 500명을 추첨해 연말까지 월 6만 원의 상품권을 지급할 계획이다. 지난달 참여자 모집에는 1382명이 신청해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고 동작구 관계자는 전했다.

문화생활비 지원과 자격증 축하금 지원 중에 고르는 두 번째 게임은 박빙이었다. 박 구청장은 “본인 노력이 결실을 볼 때 축하금까지 받으면 보람과 기쁨이 배가 될 것 같다”며 ‘자격증 응시료 및 축하금 지원’을 선택했다. 동작구는 지난해 어학·자격증 시험 응시 비용을 넘어 전국 최초로 자격증 취득 축하금과 취업 성공 축하금까지 도입해 미취업 청년들의 구직활동 비용 부담을 덜어줬다. 올해는 지원 대상을 800명에서 1700명으로 늘렸다. 문화생활비 지원은 올해 시작한 사업으로, 공모전을 통해 반기별 500명씩 총 1000명에게 도서 구매나 영화·공연·전시 관람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10만 원을 지급한다. 박 구청장은 밸런스 게임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청년구청장들과 함께 토크쇼를 진행했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정비사업 공공기여를 활용한 청년 공간 마련’ ‘빵도동 축제’ 등에 대해 청년구청장들의 제안이 오갔다. 박 구청장은 “너무 기발해서 놀랍고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며 “다음에 다시 토론의 장을 마련해 의견을 나누겠다”고 말했다.

동작구 청년정책은 유독 ‘최초’가 많다. 토크쇼에서 언급된 사업 외에 ‘대학생 정책 아이디어리그’와 ‘군 복무 상해보험’은 서울 자치구 최초로 시도한 사업이다. 1일부터 서울 최초로 ‘동작 맘(Mom) 편한 태교 패키지’ 사업도 시작했다. 임신부에게 첫째 아이 10만 원, 둘째 20만 원, 셋째 이상 30만 원 상당의 ‘태교 패키지 바우처’를 제공한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