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미경(오른쪽) 은평구청장이 지난 3월 자립준비청년청 청년들과 부산으로 가족여행을 떠나 레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은평구청 제공

■ 서울인사이드 - 김미경 은평구청장

보호시설 퇴소앞둔 청년 위해
전담지원청 만들고 자립 도와
“청년이 행복해야 미래가 편안”

“청년들이 우리 사회에서 역할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청년 문제는 저출산과 만연한 비혼주의 등 많은 사회문제와 연결돼 있다.”

지난달 말 서울 은평구청에서 만난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청년층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나타내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구청장은 “은평에 사는 청년들이 행복하게 살아야 결혼이나 출산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당장 일자리가 불안정한데 결혼할 생각이나 하겠느냐. 청년 문제가 해결이 돼야 저출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은평구는 19∼39세 청년 인구가 12만9142명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8위에 해당한다. 김 구청장의 청년들에 대한 각별한 관심 덕에 은평구는 지난 2022년 전국 최초로 은평자립준비청년청을 개설한 바 있다. 자립준비청년이란 아동양육시설이나 위탁 가정의 보호를 받다가 만 18세가 되면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청년들로, 은평자립준비청년청은 자립준비청년들의 자립 기반을 마련하고 사회생활에 첫발을 딛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설립된 전국 유일 시설이다.

김 구청장은 “자립준비청년청 개설 이후 처음에는 청년들이 사회로 나오는 데 거부감이 많았다”면서 “꾸준히 이들과 소통할 기회를 마련해 현재는 가족같이 지내고 있다”며 밝게 웃었다. 은평구는 자립준비청년들의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자립준비청년 카페’도 조성할 예정이다. 조성을 위해 텐퍼센트 커피전문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관련 작업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김 구청장은 “구파발천 수변활력거점 조성의 일환으로 산책로와 카페 조성이 결정돼 최근 현장 점검도 다녀왔다”며 “올가을에 개점할 예정이니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은평구는 남들보다 조금 이른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청년들을 위해 지난 2023년 전국 최초로 자립준비주택을 마련했다. 자립준비주택은 역촌동 등 4곳에서 운영 중이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대주택을 시세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빌려 책상·침대·냉장고 등 필요한 살림살이를 갖췄다. 자립준비청년들은 3개월 동안 혼자 살아 보면서 청소, 요리, 공과금 납부 등을 해보며 자립 이후의 생활을 경험할 수 있다. 은평구는 자립준비청년들의 진로 탐색을 통한 직무교육과 취업 컨설팅도 실시하고 일자리 체험을 통해 직업적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한다. 직무적성검사와 직업탐색 프로그램을 진행해 자신의 성향과 재능, 역량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 김미경 은평구청장이 지난달 말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은평구는 은둔형 외톨이라 불리는 은둔 상태의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을 위한 지원 정책을 적극 펼치고 있다. 서울시 자치구 중 최초로 ‘돌봄복지국’을 신설하고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 서비스도 제공한다.

김 구청장은 “인간관계 갈등, 경쟁사회 심화에 따른 취업과 진학 실패 등 다양한 이유로 사회로부터 고립되는 상황에 처해진 청년들을 돕기 위해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 사업은 시의원 때부터 관심을 기울이고, 시에도 요청했던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은평구에서는 단기적 보조사업이 아닌 중장기적 지원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해 4월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전담 인력을 채용했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최근 경북 의성·경남 산청 등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한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들에 대한 위로도 전했다. 그는 “산불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과 유가족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은평구는 피해 지역의 빠른 복구와 주민 안전을 위해 연대하겠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의 말대로 은평구는 지난달 27일 경북 영양군에 생수·컵라면·목장갑·마스크로 구성된 200만 원 상당의 구호 물품을 긴급 전달한 바 있다. 영양군은 이번 산불 피해 지역 중 하나로 은평구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다. 이에 따라 은평구는 자매 도시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기 위해 신속히 구호에 동참했다.

김 구청장은 회장직을 맡고 있는 전국평생학습도시협의회와 참좋은지방정부협의회를 통해 피해 지역에 대한 추가 지원에도 나선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