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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중화랑 4일 심문섭 초대전

추상·단색화 등 29점 선봬
“외로운 영혼을 달래는 작품”

이미지 크게보기 운중화랑 제공

개관 5주년을 맞는 경기 성남의 운중화랑은 오는 4일부터 심문섭(사진) 작가 초대전을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한국 모더니즘 조각을 대표해 온 심 작가는 일생을 바친 조각 작업을 치밀하고 자연스럽게 회화로 연결하며 한국 추상의 계보를 잇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2010년대 중반부터 2025년 최근작까지 총 29점의 단색화를 선보이며, 작가의 조각 작품에 내재한 고유의 회화성이 어떻게 화폭으로 전이되는지를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작가는 조각과 회화를 아우르고 넘나들지만, 두 장르의 주제의식과 표현 방식을 일관되게 지켜왔다. 예컨대, 조각에서 주로 사용하던 나무와 무쇠와 끌은 캔버스와 물감과 붓이 대신해 경이로운 자연을 그대로 담아냈다. 전시된 단색화들은 그의 조각들에서 느껴지던 힘과 기운을 고스란히 품었다.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그림들은 먼 곳에서부터 밀려오는 끝 모를 파도처럼 보이기도 한다. 힘찬 붓질 사이사이에는 언제라도 폭발할 듯 거대한 에너지들이 웅크리고 있으며, 이따금 꿈틀대는 것 같기도 하다.

도쿄, 파리, 서울을 오가며 60년 화업을 이어오던 작가는 이제 고향인 경남 통영에서 주로 작업한다. 작가는 바다에서 얻은 감성과 정서, 그리고 우주관을 키워나가며, 고향과 바다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드러내 왔다.

김정락 미술사학자는 “바닷가에서 태어나고 자란 작가에게 바다는 큰 선생이었고, 처음 만난 대우주였다”면서 “바다에서 작가는 시종(始終)을 가늠하기 어려운 시간을 만났고, 그것이 작가의 기억을 관통해 색과 운동으로 화면 위에 전개됐다”고 설명했다.

김경애 운중화랑 대표는 “따뜻한 어머니 품 같은 통영 바다에 다시 안긴 작가는 이제 그 바다를 가득 넣은 작품으로 삶에 지친, 외로운 영혼들을 위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내달 3일까지.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관이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