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호주교포 이민우가 31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메모리얼 파크 골프코스에서 끝난 PGA투어 텍사스 칠드런스 휴스턴오픈에서 우승을 확정하는 퍼트를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 휴스턴오픈 20언더 정상 포옹

지난해 정식 합류 2년차에 쾌거
PGA-LPGA서 남매 우승 처음
“오랜꿈 이뤄… 내가 자랑스럽다”

호주교포 이민우가 누나 이민지에 이어 미국 무대에서 트로피를 들었다.

이민우는 31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메모리얼 파크 골프코스(파70)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텍사스 칠드런스 휴스턴오픈(총상금 95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를 묶어 3타를 줄이고 최종합계 20언더파 260타로 우승했다. 2023년 토니 피나우(미국)가 세웠던 이 대회의 72홀 최저타 기록(264타)도 4타나 줄이고 우승 상금 171만 달러(약 25억1500만 원)를 손에 넣었다.

DP월드투어를 거쳐 지난해 PGA투어에 정식 합류한 이민우는 자신의 56번째 출전 대회 만에 PGA투어 첫 번째 트로피를 들었다. PGA투어 합류 전 DP월드투어에서 3승, 아시안투어에서 1승을 거뒀던 그는 지난해 3월 코그니전트 클래식, 7월 로켓 모기지 클래식에서 준우승하며 PGA투어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민우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만 메이저대회 2승을 포함해 10승을 기록한 이민지의 동생이다. 골프코치 출신 어머니에게 지도를 받은이민지-이민우 남매는 호주는 물론,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골프선수가 모이는 미국 무대에서 나란히 우승하는 보기 드문 사례를 남겼다. 그동안 골프계에서는 PGA투어나 LPGA투어에서 함께 활약한 형제 또는 자매의 우승 사례는 종종 있지만 남매의 우승 사례는 찾기 어렵다. 이 때문에 이민지-이민우 남매는 미국 골프닷컴, 영국 골프먼스리 등 해외 매체에서 형제·자매 골프선수를 언급할 때 빠지지 않았다.

이민우는 스코티 셰플러, 개리 우드랜드(이상 미국·19언더파 261타)의 맹추격을 뿌리치고 1타 차 우승을 차지해 다음 주 열릴 올해 첫 번째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의 기대감까지 바짝 끌어 올렸다. 이민우는 “믿을 수 없다. 선두를 지켜 우승한 것이 처음이다”며 “정말 힘들지만 나 자신이 너무 자랑스럽다. PGA투어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오랜 꿈을 풀었다”고 활짝 웃었다.

셰플러와 우드랜드는 4라운드에 각각 7타, 8타를 줄이고 이민우에게 1타 뒤진 준우승을 차지했다. 2023년 9월 뇌병변 수술을 받은 뒤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우드랜드는 “우리 모두는 이민우가 얼마나 재능 있는 선수인지 알고 있다. 그는 이미 절대적인 스타”라고 평가했다.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셰플러 역시 “이민우를 최대한 압박하려고 노력했다”면서 “16번 홀의 실수가 한 번 있었지만 이민우는 이번 주 정말 좋은 골프를 했고 결국 우리를 이긴 것”이라고 패배를 인정했다.

올해 첫 번째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를 앞두고 셰플러와 맞대결에 나섰던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뒷심도 눈부시다. 매킬로이는 1타 차로 컷 탈락을 피했으나 3라운드 5타, 최종 4라운드도 6타를 줄이고 공동 5위(15언더파 265타)로 마쳤다.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컷 통과한 임성재는 이글 1개, 버디 2개, 보기 4개를 묶어 이븐파했으나 60위(4언더파 276타)로 순위가 더 밀렸다.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