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정연 ‘4월 위기설 현황 진단’

아직 최악 아니지만 급격한 진행
7월 DSR규제 확대 앞두고 긴장

부동산 기업 체감 경기가 5개월 만에 반짝 회복하면서 건설업 위기설이 다소 해소됐지만, 1년 이상 불황이 이어지면 글로벌 금융위기에 준하는 건설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전반적으로 추세적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한 데다, 주택구매심리를 크게 위축시키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이 3개월 앞으로 다가온 만큼 건설업계는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31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은 이달 발간한 ‘건설사 법정관리 확산, 4월 위기설 현황 진단’ 보고서를 통해 “건설산업 4월 위기설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면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건설산업의 최악은 아직 도래했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급격하게 진행 중”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현재 상황이 1년 이상 지속할 경우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에 준하는 불황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설업계에는 10년 만에 최악인 경영 환경과 이자비용, 미수금 등으로 연초부터 4월 위기설이 제기된 바 있다.

3월 부동산 기업 체감 경기가 5개월 만에 개선되면서 4월 위기설을 무사히 넘기더라도 업계의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오는 7월 스트레스 DSR 3단계가 시행돼 대출한도가 크게 줄면서 주택구매심리가 얼어붙고, 주택 매매거래량 감소 및 미분양 물량 증가로 이어져 건설사 유동성 위기를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트레스 DSR은 대출 심사 시 차주의 상환 능력을 보다 엄격히 평가해 대출 한도를 낮추는 제도다. 3단계가 실행되면 기존 DSR에 얹어 추가로 산정하는 스트레스 금리를 1단계의 약 1.4배 수준인 1.5%포인트로 높인다.

역량 있는 기업을 선별해 집중 지원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오고 있다. 김태준 건정연 연구위원은 “역량이라는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정도로 파악해야 한다”면서 “부실기업에 대한 지원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오히려 산업의 역량을 저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소현·박정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