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대 사실상 전원 복귀

빅5·국립대 의대생 대다수 복학
서울대 등 대면·비대면수업 병행
환자단체 “수업거부 안돼” 논평

강경모드 전공의 거취도 주목

정부가 정한 의대생 복귀 시한이 31일 도래한 가운데 이날 가천대·건국대·계명대·단국대·대구가톨릭대·아주대·원광대·한양대 등이 등록·복학 신청을 마감한다. 서울대·연세대·성균관대·가톨릭대·울산대 등 ‘빅5’ 의대와 국립대 의대생들 대다수가 복학했고, ‘동맹휴학 단일대오’가 무너지면서 ‘의대 교육 정상화’의 9분 능선을 앞뒀다는 전망도 나온다. 주요 대학들이 이날 복귀 의대생 보호 차원에서 비대면 수업을 시작했지만, 정상 수업이 가능할 정도로 수업을 듣느냐가 향후 2026학년도 의대 증원 ‘0명’ 여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이날까지 전국 의대의 복귀율을 취합하고 ‘수업 정상화’에 대한 판단을 내린 후 조만간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교육계에 따르면 이날 가천대 등 8개 대학이 등록·복학 신청을 마감한다. 제적 위기에 처한 의대생들은 속속 복귀하는 분위기다. 지난 28일 복학원 제출 마감이었던 중앙대 의대 학생들도 이날 전원 복귀했다. ‘강경파’로 분류됐던 충북대 의대생들도 전날 자정까지 모두 복학 신청을 완료한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부는 이날 전국 의대생 복귀율을 취합한 후 ‘전원’으로 볼 수 있을지 판단을 내린 후 조만간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정부는 앞서 이달 말까지 집단 휴학한 의대생들이 전원 복귀할 경우,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전 수준인 3058명으로 되돌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의대 교육 정상화가 이뤄지려면 학생들이 실제로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점이 남은 과제다. 일단 이날부터 수업을 시작한 서울대·연세대를 비롯해 고려대 등 주요 의대는 당분간 비대면 수업을 병행해 학생들의 출석을 유도할 방침이다.

의대생 강경 투쟁을 이끌어왔던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등록 후 휴학’ 기조를 이어가겠단 방침이다. 의대협은 전날 대회원 서신을 통해 “우리마저 침묵하면, 오늘의 협박은 내일의 기준이 되며 불의는 정당화될 것”이라며 “학생들이 모이는 한 의대협 역시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의대생들이 대거 복학했지만 제적을 피하기 위한 임시방편일 경우 시민사회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의대생들이) 제적을 면하려고 들어온 뒤 수업 거부로 의학 교육을 망치겠다는 심보라면 지탄받아야 한다”며 “정부가 다른 대학생과의 형평성을 무너뜨려 가면서 원칙을 벗어난 관용을 베푼 것이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켜 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사직 전공의들의 거취도 주목받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서 수련 중인 전공의는 인턴 211명, 레지던트 1461명 등 총 1672명이다. 지난해 2월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가 빚어지기 전 전공의 수 1만3531명(임용 예정자 포함)의 12.4% 수준이다. 수련병원에 복귀할 의사를 가진 전공의들도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의사협회나 대한전공의협의회를 중심으로 한 지난 1년간 강경 투쟁에서 얻은 것이 없다는 무력감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전공의 상반기 모집은 종료돼 현재로선 올해 남아 있는 복귀 기회는 7∼8월에 시행되는 하반기 모집이다.

김현아·권도경·김린아·이재희 기자